수출 중견기업들은 금융 지원과 관련해 ‘이자 부담 완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과도하게 담보를 요구하는 관행이나 까다로운 대출 기준 등도 개선돼야 한다고 답했고 은행 내 중견·중소기업 담당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도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27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중견기업 110곳을 대상으로 ‘중견기업들이 바라본 수출 및 기업 금융의 개선 과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은행에서 직접 대출을 받을 때 애로점은 무엇인가(복수 응답)’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 기업 중 63.6%(70곳)가 ‘높은 이자 부담’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원부자재 가격이나 인건비 상승 등에 민감한 중견기업들은 상시 자금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이들이 수출 활로를 뚫기 위해서는 높은 금리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 다음으로 22.7%(25곳)가 ‘과도한 담보 요구’를 대출 시 애로점으로 꼽았고 ‘까다로운 대출 기준(20곳·18.2%)’ ‘복잡한 절차(20곳·18.2%)’ ‘담당자마다 다른 설명(25곳·22.7%)’ 등도 상당수의 답변을 받았다. 이밖에 필요한 만큼 대출이 불가능(10곳·9.1%)하거나 대출 실행 시까지 장기간 소요(5곳·4.5%), 중견·중소기업 담당 전문 인력 부족(10곳·9.1%) 등도 수출 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어려움을 느끼는 점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고민은 ‘은행에서 대출 실행 시 가장 개선되기를 희망하는 부분’에 대한 응답에도 나타났다. 85.7%(90곳)가 ‘이자 부담 완화’가 가장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기업 평가 방식의 다양화(25곳·23.8%)’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재무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을 평가하고 대출 실행 여부나 이자율·한도 등을 설정할 수밖에 없다”며 “재무 정보 외에 미래에 있을 성과나 가능성 등을 더욱 반영해달라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응답자들은 ‘필요한 만큼 대출을 실행 받을 수 있어야 한다(20곳·19%)’ ‘보증서 없이도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15곳·14.3%)’ ‘신청 기업에 대한 재무적 조언(10곳·9.5%)’ ‘대출 절차에 대한 충실한 설명(5곳·4.8%)’ 등에 대한 개선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들은 은행으로부터 수출 신용장을 개설할 때도 아쉬움이 크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57.9%(55곳)는 신용장 개설 시 ‘과거 매출액, 부채 비율 등으로 한도 및 조건을 결정하는 것’에 가장 큰 애로점이 있다고 봤다. 또 ‘수출환어음 할인율이 과도한 점(15곳·15.8%)’ ‘무보 등 정책보증기관의 보증서를 필수로 요구하는 점(10곳·10.5%)’ ‘신용장 네고가 거부당할 때가 있는 점(5곳·5.3%)’ 등에서 원활한 신용장 개설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