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뒤 인구 3600만명대로…국가소멸론까지
올해도 출산율이 잇달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 1분기에는 0.81명,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0.70명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올해 0.72명을 기록한 뒤 2025년 0.65명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50년 뒤인 2072년에는 인구가 3622만 명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구학자들은 한국이 인구 소멸 1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막대한 주거 비용과 사교육비, 일자리 부족, 치열한 경쟁, 젊은 층의 남녀 갈등 등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미일 첫 단독 정상회의…3국협력 새 시대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한미일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우선 3월과 5월에 각각 도쿄, 서울에서 한일정상회담을 열어 12년 만에 양국 셔틀외교를 복원했다. 8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DC 인근 캠프데이비드에서 사상 첫 한미일 단독 정상회의를 열였다. 3국 정상은 ‘캠프데이비드 정신’ 문건 등을 채택해 상호 협력을 제도화했다.
◇잼버리 난맥상과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6조 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기대했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는 부실한 준비 탓에 파행하면서 외려 국격만 실추시켰다. 올 8월 1일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에서 열린 행사는 폭염 속에 온열질환자가 속출했고 해충과 화장실 위생 문제가 불거지더니 개막 5일 만에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등이 조기 퇴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카눈의 북상까지 겹치면서 참가자 전원이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했다.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는 끝내 무산됐다. 박빙이라던 예상과 달리 119(리야드) 대 29(부산)로 참패하면서 외교력 부족 등 책임 논란까지 불거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엑스포 실패는 저의 부족”이라는 대국민 담화를 내놓았다.
◇경제 뇌관된 PF부실…2008년 위기 재연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올해 한국 경제를 짓눌렀다. 3분기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잔액은 134조 원을 넘어섰고 연체율도 2.4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금융 당국과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이 부실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나섰지만 고금리와 경기 불황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욱 깊어지고 있어 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與 한동훈 비대위 출범 '특권정치 청산' 선언
윤석열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아온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집권 여당의 내년 총선 전략을 진두지휘할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26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의 압도적 찬성 표결을 거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한 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특권 정치 청산 의지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운동권 특권 세력, 개딸 전체주의 세력과 결탁했다”고 평가하며 국민의힘의 차별화 방침을 밝혔다.
◇노조 회계공시제도 도입 '노동개혁 성과'
정부는 올해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자율공시제에도 불구하고 대상 노조 91%가 참여했다. 노조회계공시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 개혁의 첫 성과라고 평가받는다. 회계공시제 이후 노사정 대화도 복원됐다. 정부는 공시제에 대해 국민의 투명성 요구에 부응하고 노조의 자주성과 민주성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 투자 열풍과 공매도 전면 금지
올해 주식시장에서는 2차전지 투자 광풍이 불었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0개 중 9개가 포스코홀딩스와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주였다. 2차전지 상장사의 주가가 치솟자 공매도 잔액도 늘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개인은 공매도 금지 여론 조성에 적극 나서 금융 당국은 결국 11월 6일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카카오, SM엔터 시세조종 등 잇따른 주가조작 사태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카카오 경영진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시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수사해 카카오는 1995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10월 금감원에 소환됐고 배재현 대표는 구속됐다. 4월과 6월 삼천리 등 8개 종목과 방림 등 5개 종목이 주가조작에 휩싸여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이초 교사 극단선택…들불 된 교권 회복
7월 18일 서울 서이초 교사가 극단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고인이 사망 직전 학부모 민원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교권 회복 목소리가 커졌다. 교육부가 8월 23일 교권 보호 강화 종합 방안을 발표했지만 교사들은 교권 법안 마련 등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국회는 9월 21일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인 초중등교육법 등 교권 보호 4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필수의료 붕괴 우려…19년만에 의대 증원 추진
‘응급실 뺑뺑이’ 등 필수의료 생태계 붕괴가 심화하자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려 지역·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10월 공식화했다. 의대 정원이 3058명으로 묶인 지 19년 만이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국민 10명 중 9명이 찬성하는 만큼 정원 확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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