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이 반도체 호조세에 힘입어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소비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설비투자만 2개월째 감소세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올해 10월(-1.8%)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제조업이 반등을 견인했다. 1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3.3% 늘었다. 올 8월(5.3%)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반면 건설업(-4.1%), 서비스업(-0.1%), 공공행정(-0.9%) 생산은 일제히 감소했다.
눈여겨볼 것은 반도체 생산 증가세다. 반도체 생산은 10월 12.6% 감소했지만 지난달에는 12.8% 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D램, 플래시 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웨이퍼 가공 장비, 반도체 조립 장비 등을 중심으로 기계장비 생산도 8.0% 증가했다. 반도체 재고는 3개월째 하락세다. 반도체 재고가 3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지난해 8~10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지난달 제조업 전체 재고율은 114.3%로 전월 대비 8.9%포인트 하락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출하가 늘고 재고가 줄며 반도체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을 확인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0% 늘었다. 소매판매도 10월(-0.8%)의 마이너스를 딛고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증가 폭만 놓고 보면 2월(5.2%) 이후 가장 크다. 다만 소비가 ‘반짝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코리아세일페스타·블랙프라이데이 등 할인 행사가 집중돼 소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전기차 보조금 한시 인상도 소비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1년 전과 비교하면 소비는 올 7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2.6% 줄었다. 10월(-3.6%)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5.7%)와 컴퓨터 사무용 기계 등 기계류(-1.5%) 투자 모두 줄었다. 건설기성은 건축(-3.0%)과 토목(-7.3%) 공사 실적이 일제히 쪼그라들며 4.1% 감소했다. 정부는 향후 소비·투자의 하방 리스크로 가계부채, 건설 수주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실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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