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 해 동안 한국 사회를 ‘강타’한 뉴스 순위가 발표됐다.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를 야기한 6호 '태풍 카눈'부터, 재벌 3세를 사칭해 수십명의 피해자를 만들어 낸 '전청조 사기' 사건 등 전반적으로 다방면에 두루 관심을 보였다. 특히 올해는 흉기 난동과 같은 강력 범죄가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31일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구글 올해의 검색어로 돌아보는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뉴스 인기 검색어 1위는 ‘태풍 카눈’이다. 올 8월 장마철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주로 남부지방에 피해가 집중됐지만 서울 종로구 한옥주택 지붕이 붕괴되고, 인천 지역 침수 및 외벽 붕괴 사고 등 수도권 지역에도 피해가 발생할 만큼 위력이 무시무시했다. 시민들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운영하는 '오픈톡' '실시간 나우톡' 등을 통해 실시간 기상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카눈으로 인한 피해액은 약 558억원으로 집계됐다.
2위는 '전청조'가 차지했다. 전씨는 1996년생 여성으로 전직 국가대표 펜싱 선수 남현희와의 재혼 소식으로 지난 8월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경찰 수사 결과 전씨는 주민등록상 성별이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지난달 9일 검찰에 구속송치됐다. 파라다이스 회장 혼외자 논란이 커지자 파라다이스 그룹은 공식적으로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에 전씨와 그의 부친 전창수 사기 행각이 공개되기도 했다.
3위는 꿈의 물질로 알려진 '초전도체'다. 이 검색어는 올해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급상승했다. 국내 연구진이 초전도 현상을 상온·상압에서 구현하는 물질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전 세계 과학계가 주목했지만, 한국 초전도·저온학회 연구진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4위는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의 멤버 문빈이다. 지난 4월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뉴스가 주목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빈은 1998년생으로, 2009년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아역으로 연예계에 정식 데뷔했다. 2006년 동방신기의 ‘풍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꼬마 동방신기’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2016년 아이돌그룹 아스트로로 데뷔해 ‘베이비’ ‘니가 불어와’ ‘숨가빠’ ‘너잖아’ ‘노크’ 등의 곡으로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5위와 10위는 각각 신림역 칼부림 사건과 서현역 칼부림 사건이 차지했다. 신림역 사건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30대 남성 조선이 칼부림을 일으켜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상처를 입힌 사건이다. 이후 서현역에 있는 쇼핑몰에서 20대 남성 최원종이 차량을 몰고 행인들을 덮치고 흉기를 휘둘렀다. 칼부림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현재 법무부는 살인 예고글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형법은 원칙적으로 범죄를 예비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지만, 살인과 같은 중한 범죄의 경우 별도의 규정을 통해 처벌하도록 한다. 살인을 예비 또는 음모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흉악범죄로 인해 국내에선 '사형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6위(이선균)와 8위(이재명), 9위(주호민)는 모두 유명인사였다. 지난 10월 19일,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터져 나왔다. 경찰은 당시 유명 배우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씨의 간이 시약 검사(소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모발), 2차(겨드랑이 털) 정밀 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후 이어진 2차, 3차 조사에서 이 씨는 그의 마약 투약을 진술한 유흥업소 실장 A씨가 자신을 속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유흥업소 실장 A씨와 그의 지인이 이 씨를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며 A씨와 그의 지인을 고소를 하기도 했다.
이씨는 사건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가 숨지면서 그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경찰은 “이씨의 사망에 유감을 표한다”며 “다른 피의자들의수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의 경우 지난 9월 뉴스 검색이 급증했다. '체포 동의안' '이재명 단식' '이재명 구속' 등 검색어가 크게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당시 정치권에서 발생한 이른바 '이재명 사법리스크'다. 지난 9월21일 여야 의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 이틀 만에 24일간 이어온 단식을 중단했다.
9위는 만화가 주호민이었다. 지난 7월 말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의 담당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건으로 이슈가 발생했다. 다만 동료 교사와 학교 측 등 다수의 구성원들이 특수 교사를 옹호하며 탄원서까지 제출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학교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즉각 반박했고,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모아 특수교사에 대한 선처 탄원서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교권 추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파문이 더욱 커졌다.
10위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였다. 폭염 등으로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조기 퇴영은 있었지만, 대부분 국가가 잔류를 결정하며 안정되는 듯했던 잼버리는 태풍 북상 우려가 커지면서 전원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이후 수도권으로 상경한 대원들은 서울 야경 투어, 케이팝 공연 등을 즐기며 늦게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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