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영업 환경 악화로 실적 정체에 빠진 강원랜드(035250)가 올해 사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혁신을 이끌 전담 조직을 신설해 반전을 꾀한다.
1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KB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은 강원랜드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 4261억 원, 2889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 전망치와 비교해 각각 3.37%, 4.07% 증가한 수준이다. 주력 사업인 카지노 부문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 추정치 대비 1.7% 성장한 1조 2115억 원, 호텔·콘도·스키 등이 포함된 비(非)카지노 부문의 매출은 5.1% 증가한 196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 5000억 원과 5000억 원을 웃돈 것을 고려하면 올해에도 완전한 실적 회복은 어렵다고 본 셈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물가 상승과 인력 증가 등으로 각종 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올해에도 주요 고객(VIP)의 방문과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 부진이 성장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
강원랜드의 실적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매출 4786억 원, 영업손실 4316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매출 7884억 원, 영업손실 527억 원으로 추락한 바 있다. 2022년 매출 1조 2707억 원, 영업이익 2176억 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가파르게 회복세에 돌입하는 듯했으나 지난해에는 불법 카지노 시장 확대와 해외 여행 증가 등으로 다시 성장이 정체됐다.
강원랜드는 이에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 전담 조직을 신설해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로 했다. 강원랜드는 지난달 28일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이달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사업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외정책·카지노·비카지노 3개 분과별로 외부전문위원을 위촉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 TF에서는 특히 강원랜드 카지노의 수요 이탈의 원인으로 지목된 동남아시아 카지노의 공격적 마케팅과 일본의 복합리조트 추진, 불법 도박 시장 팽창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대외정책 분과는 지역 사회 대표와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포럼·세미나를 열어 규제 혁신,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 전략 등을 모색한다. 카지노 분과는 영업 면적 확대를 통한 쾌적한 게임 환경 조성, 비카지노 분과는 K컬쳐와 웰니스(웰빙+피트니스,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활동) 등 레저 오락형 카지노로의 전환 방법을 강구한다.
강원랜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공표한 ESG 평가에서 4년 연속 통합 A등급을 달성했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환경(E) 부문에서 A+, 사회(S) 부문에서 A+, 지배구조(G) 부문에서 A를 각각 받았다. 환경 부문은 2022년(B+)보다 등급이 두 단계 상향됐다.
강원랜드는 2022년부터 일회용품 감축 운동을 벌이며 객실 비품 등 70개 품목을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환경부 산하 기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국내 5성급 호텔 중 4번째로 호텔 서비스 부문 환경표지 인증을 받았다. 환경표지 인증은 재료와 제품을 제조·소비·폐기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자원·에너지 소비 절약에 기여한 제품·서비스에 부여하는 환경부 공식 인증 제도다.
증권사들은 최근 정부가 불법 도박에 대한 단속 의지를 내비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강원랜드의 영업 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강원랜드가 지닌 순현금과 주주환원율 등도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요소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강원랜드의 순현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은 123%다.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이 시총보다도 많다는 의미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은 5.6%다.
최 직무대행은 “카지노가 건전한 레저 관광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영업장 면적 확장 등 서비스 향상과 규제 혁신에 힘쓰겠다"며 “올해는 강원랜드가 경쟁력 있는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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