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내실 다지기’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갈 것을 그룹사들에 주문했다. 금융권에 대한 이자 장사 비판에는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2023년에는 10년 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 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며 지난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모든 결과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 전략으로는 본업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제휴·투자·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협업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함 회장은 “업권별로 요구되는 기본 필수 역량을 확보하여 본업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우리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찾아 보유 자원을 집중해 더욱 강화해야 한다. 다소 늦더라도 정확하고 올바른 길을 향해 착실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우리가 내실을 다지는 동안 급변하는 환경과 수많은 경쟁자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에 또 다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그 비결은 바로 협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 사의 한정된 자원으로 강력한 경쟁자들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서로를 위한 희생과 배려를 통해 헌신적인 협업으로 하나금융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올 한 해도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하에 내실과 협업을 기반으로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금리 등으로 은행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며 “이미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우리의 성장 전략에 관한 인식 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손님, 직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는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우려했던 위험이 현실화되는 등 고난과 시련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착한 금융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 그룹의 새로운 백 년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 보자”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