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009410)이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는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고조되자 금융당국이 건설사들의 우발 부채에 대한 주석 공시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개선하기로 했다. 건설사의 우발부채 규모를 일목 요연하게 파악 가능한 종합 요약표를 제시하고 용어와 기재 사항도 통일했다.
금융감독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건설회사의 건설 계약 관련 우발부채 주석공시 모범사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 PF대출이 늘고 있지만 건설사마다 PF 우발부채와 관련한 용어나 제공 정보가 달라 불편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우선 부동산 PF 관련 우발부채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종합요약표를 제시했다. 또 용어와 기재사항을 통일하는 등 신용보강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충실히 기재토록 했다.
예컨대 지금은 건설사마다 ‘현재 익스포져’는 보증금액, 실행금액, 대출금액으로 혼용하고 ‘최대 익스포져’는 약정금액과 보증한도 등으로 기재하고 있다. 이를 최대 익스포져는 ‘보증한도’로, 현재 익스포져는 ‘보증금액’으로 통일했다.
또 3개월, 6개월 내 만기 도래분을 별도 분류해 만기 정보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우발부채의 위험도를 투자자가 파악할 수 있게 사업 주체별로 ‘정비사업’과 ‘기타사업’으로 나누고, 사업 단계별로는 ‘브릿지론’과 ‘본 PF’ 등으로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아울러 건설사간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증한도와 보증금액 등 필수 기재사항을 제시했다. 사업장별 위험도를 파악하도록 사업 지역과 사업장 형태, PF 종류, 조기상환 조항을 기재하고 복수의 신용보강을 제공한 경우에는 중첩된 부분을 제외하고 가장 큰 금액의 신용보강으로 분류해야 한다. 중요성을 고려해 전체 부동산PF 보증금액의 1%(또는 100억 원) 미만 사업장은 별도 구분하지 않고 ‘기타’로 일괄 기재할 수 있다.
금감원은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중도금 대출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신용 보강은 세부내역 없이 전체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요약표만 공시토록 했다. 중도금대출은 주로 분양 후에 이뤄지고 SOC 사업은 대부분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건설사들이 우발부채 모범사례를 활용해 주석 공시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을 통해 안내하고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재무제표 중점심사 회계이슈 중 하나로 우발부채 공시를 선정·예고한 만큼 향후 꼼꼼하게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석공시 모범사례 발표로 건설사의 부동산 PF 우발부채가 보다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공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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