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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수장들 새해 화두는 '고객과 상생'

KB금융 '사회적 책임·역할' 강조

신한은 개인사업자 지원안 내놔

우리·하나 등도 리스크 관리 초점


지난해 ‘이자 장사’ ‘돈 잔치’ 등 여론의 뭇매를 맞은 금융지주들이 새해 경영 키워드로 일제히 ‘상생’을 앞세웠다. 올해 경영 환경이 악화하며 이익 감소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위기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부의 양극화로 사회 곳곳에서 취약 계층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며 “고객의 범주에 ‘사회’를 넣어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택상주(麗澤相注·맞닿은 두 개 연못이 서로 물을 대어주며 마르지 않는다)의 마음가짐으로 우리 사회와 이웃, 함께하는 모두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상생의 가치를 지켜가자”고 강조했다. 이런 다짐을 반영하듯 신한은행은 이날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3067억 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안을 발표했다. 진 회장은 또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으로 ‘고객 중심, 일류 신한’을 달성하자”고 독려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손님·직원·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며 “이미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고객 및 리스크 관리에 더욱 힘쓰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 “위험 요인별 모니터링과 글로벌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등 위기 대응력을 높여 나가는 한편 정교한 시계비행으로 돌발 리스크에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 회장은 철저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며 “혁신과 도전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업의 윤리’”라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건물을 지을 때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기초공사로, 업권별로 요구되는 기본 필수 역량을 확보해 본업의 기반을 확고히 하고 다소 늦더라도 정확하고 올바른 길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위기일수록 내실을 탄탄히 다지고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양회장은 “KB 브랜드 자체가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더드로 인식되기 위해 핵심 사업 영역을 강화함과 동시에 미래 사업에 대한 대담한 도전을 이어나가는 전략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투자운용·자산관리(WM)·보험·글로벌 4대 영역에서도 고객과 시장의 신뢰 또한 한층 높여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 회장은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을 것을 강조하며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도 병행하는 등 전체적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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