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 관련 공기업들이 유가 하락과 요금 정상화 등으로 재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만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인한 수요 감소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 공기업들의 실적이 극적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015760)이 이날 2.18% 상승한 것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036460)(0.20%)와 지역난방공사(071320)(2.82%)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주가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들 종목의 오름세에 힘입어 전기가스업지수도 1.64% 상승해 이날 모든 업종 중 가장 큰 오름 폭을 기록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가 강세를 보인 것은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요금 정상화와 같은 정책 이슈가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경동도시가스(267290)(-0.41%), 대성에너지(117580)(-1.49%), 삼천리(004690)(-0.53%), 서울가스(017390)(-0.66%) 등 민간 에너지 업체들은 대부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앞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를 통해 “국민 부담, 한국전력의 재무 상황 변화, 국제 연료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전기요금 조정 여부와 수준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가스요금도 단계적으로 현실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최근 미래에셋증권(006800) 등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자회사인 한전기술 보통주 564만 5094주(지분율 14.77%)를 팔아 3500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유가 하락 등으로 주요 에너지 기업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정책 불확실성, 난방 수요 감소 등을 잘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석탄과 가스 가격은 물론 국제유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 상반기까지 국내 전력도매가격(SMP) 추가 하락으로 한국전력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경기 침체와 온화한 동절기 날씨 영향으로 수요 부진 우려는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지난해 8월 한전기술 지분에 대한 대량매매(블록딜)에 실패한 이후 일괄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같다”며 “향후 재무구조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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