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항공우주 분야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14% 이상 삭감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우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우주항공청 설립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됩니다.”
황창전 신임 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은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항공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여러 정책도 지체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우주항공청 관련 특별법은 지난해 4월 국회에 제출된 뒤 여야 간 입장 차로 8개월 이상 공방이 지속되고 있으나 이달 9일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물밑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가는 세계적인 우주항공 경쟁 대열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UAM연구부장으로 1일 학회장에 취임한 황 회장은 “우주경제와 우주력 강화를 위해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기술 발전을 위한 학술 교류가 중요해 항공우주학회도 국제 공동 R&D를 포함해 이 부분에 관해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학회는 회원이 누적 기준 9000여 명에 달하고 미국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가 제공하는 저널 평가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SCIE급 영문학술지(IJASS)와 한국연구재단 우수 학술지로 등재된 국문 학술지를 갖고 있다. 그는 “학술 진흥과 관련해 각 분야의 기본을 내실화하고 고도화하겠다”며 차세대 리더 양성, 신진 연구자의 조기 정착 등을 위해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항공우주 기업들이 뉴스페이스를 개척하기 위해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지금이 우주항공청 설립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항공 분야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도 주장했다. 인증·운항·이착륙장 관련 기술 개발 예산은 예비타당성조사 일부 통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의 경우 산학연의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예타 검토가 네 번째 진행 중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중대형 항공기 등을 개발하려면 몇 조 원 이상 필요하고 세계시장 진출 과정에서 기존 선두 회사들의 견제가 심해 힘들다”며 “반면 UAM은 소형으로 수천억 원의 개발비면 충분하고 경쟁력이 있는데도 차세대 UAM 기술 개발을 위한 예산은 확정된 게 없어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미국·유럽·중국에서는 UAM 인증을 추진하는 단계로 우리가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항우연은 지난해 11월 1인승 시제기 기술 시연(비행시험)을 통해 자동 이착륙을 포함한 자율주행 레벨 2 이상의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UAM이 상용화될 경우 해외에 연간 수백억 원 이상의 기술이전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게 됐다.
황 회장은 K방산 수출 확대와 관련해 “경공격기와 헬기에 이어 장차 무인기·인공위성 등도 수출 대열에 합류시켜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소형 발사체는 물론 중대형 발사체까지 경쟁력을 갖춰 수출이 가능하도록 학회가 나서 힘을 모으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나아가 올해 우주항공청 설립 이후에도 항공우주 분야의 기술과 산업 발전을 위해 학회의 미래기획위원회를 통해 논의의 장을 확대하고 건의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학회가 항공우주 분야 산학연관군 모두에 유익할 수 있도록 항공우주 기술과 산업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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