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채굴로부터 15주년을 맞은 비트코인(BTC)이 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심사를 앞두고 하루 새 5000달러(약 654만 6000원)가 폭락해 시장이 휘청였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오후 6시 30분경 4만 5600달러(약 5970만 원)에 달했던 BTC 가격은 불과 2시간여 만에 4만 700달러(약 5331만 원)까지 10% 가까이 추락했다. 당일 매수 청산 금액만 5억 1400만 달러(약 6730억 원)를 기록했다. 현재는 4만 2000달러(약 5502만 원) 선을 회복해 횡보 중이다.
BTC 가격 급락의 원인으로 디지털 금융서비스 플랫폼 매트릭스포트의 보고서가 지목된다. 매트릭스포트가 지난 2일 발간한 보고서는 “BTC 현물 ETF는 확실히 가상자산의 도약으로 이어지겠지만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여전히 이 산업에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SEC의 BTC 현물 ETF 승인 투표권을 가진 위원 5명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BTC를 가치 보존 수단으로 합법화하는 BTC 현물 ETF를 승인할 이유가 없다”며 “모두가 BTC 현물 ETF 승인을 찬성한다고 기대하기 어려워 2분기에는 승인될 수 있겠지만 1월에는 모든 신청이 기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루 전인 지난 1일 매트릭스포트는 X를 통해 “‘임박한 BTC 현물 ETF 승인과 같은 요인’에 의해 5만 달러(약 6550만 원)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10일까지 아크인베스트·21셰어즈의 BTC 현물 ETF를 심사할 SEC가 시장의 예측보다 이른 8일이나 9일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가상자산 커뮤니티는 매트릭스포트의 분석을 두고 기업이 “BTC 가격을 조작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알리스테어 밀네 BTC 투자자는 X에 “중국의 억만장자 가상자산 기업가인 우지한 비트메인 공동 창업자 겸 매트릭스포트 창업자는 왜 비슷한 시점에 강세와 약세를 함께 전망한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제임스 반 스트라텐 크립토슬레이트 애널리스트는 “우지한 창업자는 2017년 BTC에서 포크돼 생성된 비트코인 캐시의 저명한 지지자이기에 (SEC가 BTC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매트릭스포트의 발표를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우지한 창업자는 “매트릭스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지속적인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경영진의 영향이나 간섭 없이 각자의 의견을 표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TC의 역사와 미래 전망을 살펴보면 올 1월 BTC 현물 ETF의 변동성과 승인 불확실성은 중요하지 않다”며 “궁극적으로 BTC로의 신규 자금 유입을 위해 SEC의 승인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도 보고서가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조 칼라사레 가상자산 변호사는 “BTC의 급락의 원인은 보고서가 아니라 시장이 과매수 상태였기 때문”이라며 “BTC 가격에 상당한 거품이 있어 일부 매도가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매트릭스포트의 분석이 출처가 있는지, 아니면 단지 추측에 그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확실한 점은 SEC의 승인 거부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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