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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60년 오너경영' 마침표…적자 탈출·정상화 속도낸다

■한앤코, 주식양도소송 최종 승소

'코로나에 효과' 불가리스 사태 후

홍 회장 주식매매계약 돌연 해지

대법 "계약대로 주식 양도해야"

한앤코, 이사진 재편 등 서두를듯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2년 넘게 벌여온 주식양도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1964년 창립해 60년간 이어온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도 막을 내리게 됐다.

대법원은 4일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한앤코는 이날 “인수합병(M&A) 계약이 변심과 거짓 주장들로 휴지처럼 버려지는 행태를 방치할 수 없었다”며 “이제 홍 회장이 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측도 “당사의 조속한 정상화가 이뤄지기 바란다”며 “회사 구성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 일가와 남양유업 지분 53.08%를 총 3107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남양유업이 같은 해 4월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를 발표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발당하고 경찰의 압수 수색을 받자 홍 회장의 퇴진과 함께 취해진 조치였다.

하지만 홍 회장 측은 말을 바꿨다. 홍 회장은 그해 7월 경영권 이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 나타나지 않았고 9월에는 한앤코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했다”면서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한앤코는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주식양도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면 이사진을 교체하고 전문 경영인을 선임해 기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의 연 매출은 2020년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매출액 7554억 원, 영업손실 280억 원을 기록하면서 4년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한앤코가 남양유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데는 업체 인수를 위한 펀드의 만기가 한몫한다. 한앤코는 2019년 3조 8000억 원 규모로 결성한 3호 펀드를 통해 남양유업 경영권을 인수할 계획이다. 사모펀드는 1~3년 차에 투자를 집행하고 6~8년 차에 경영권을 매각해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양유업의 경우 법적 분쟁 탓에 펀드 결성 후 이미 4년여가 지났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홍 회장이 협조하지 않고 또 다른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며 “조속히 계약이 이행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이) 추가 소송 등을 진행할지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이날 남양유업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특히 판결이 진행되던 오전 한때 장중 7% 이상 올랐다가 곧장 9%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전일 대비 0.34% 오른 59만 원에 마감했다.

남양유업 지분 3%를 보유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날 한앤코에 소수 지분을 주당 82만 원에 공개매수할 것을 촉구했다. 차파트너스는 지난해 주총에서 심혜섭 변호사를 감사로 선임했으며 최근 이사회에 홍 회장의 퇴직금과 보수 지급을 정지하라는 유지 청구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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