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일상을 파고들면서 화장품과 식료품 등 첨단 기술과 거리가 멀었던 산업에 변화가 일고 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화장품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했던 로레알은 2010년 테크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CES 혁신상을 9차례나 수상할 만큼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 연구진만 5500명으로 웬만한 정보기술(IT) 업체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개인의 취향과 요구가 점점 더 세분화되는 초개인화 시대 속에서 로레알과 같은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들이 쌓아온 데이터는 첨단 기술과 융합되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그동안 상상만 했던 제품과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가전·정보기술(IT) 산업뿐만 아니라 일상에 밀접한 소비재 산업이 새 시대를 맞고 있다.
올해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등장하는 로레알과 월마트는 이 같은 흐름의 선두 주자로서 AI로 실현하는 뷰티테크와 유통테크의 미래를 소개할 예정이다. 단순한 신기술 적용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첨단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AI를 활용해 고객의 경험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초개인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CES 2023에서 자동 메이크업 로봇을 공개한 로레알은 이번에는 디지털과 가상현실을 융합한 뷰티테크를 소개한다. 증강현실 메이크업 체험과 모바일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스킨케어 등을 선보인다. 특히 고급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 소비자들의 오랜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 표현을 위한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기업 최초로 기조연설 무대에 오르는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은 아름다움에 즐거움을 더하는 동시에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준다”고 말했다.
로레알과 나란히 기조연설 무대에 오르는 월마트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에 위협을 느낀 월마트는 빠르게 디지털 혁신을 거듭해 리테일테크 기업으로 거듭났다. 현재 업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UPC 상품 바코드를 보급시키는 한편 개인 위성통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발 빠른 기술도입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제시해왔다.
올해 기조연설에서 더그 맥밀런 CEO는 월마트의 디지털 전환이 지역사회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릴 계획이다. 또한 월마트가 추구하는 인간 중심의 비전도 소개한다. 생성형 AI 열풍이 오프라인은 월마트, 온라인은 아마존으로 양분했던 유통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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