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009410)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지만 무산될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이 한 탕을 노린 ‘간 큰 베팅'에 매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가 이미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높은 변동성을 노려 ‘위험한 투자’를 하는 데 우려를 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소식이 보도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개인은 태영건설을 18억원 이상 사들였다. 개인들의 평균 태영건설 매수단가는 3576원으로 추산돼 5일 종가(3090원)에 비하면 13.6% 낮은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태영건설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363280)와 관계사인 SBS(034120)도 대거 매수하고 있는데 이들 종목에서는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175억원을 같은 기간 순매수한 SBS의 평균 개인 매수단가는 3만 1020원이어서 5일 종가(3만 4350원)가 이를 10.7% 웃돌고 있다. 개인이 8억원 가까이 사들인 티와이홀딩스 평균 매수단가는 3313원이어서 5일 종가(4410원)가 이를 33% 상회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태영건설과 관련주를 집중 매수하는 심리에는 정부가 어떤식으로든 태영건설을 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태영건설에 엮인 협력업체들과 주택 등 분양자들이 많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불발될 경우 파장이 커 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인 셈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을 살려낼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서 확산해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 아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들의 사례를 볼때 결국 주가가 꺾이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극히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태영건설은 3일 23.85% 급등했다 다음 날 개장 직후 17.9% 급락하고 다시 같은 날 오후에 9.7% 급등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현재까지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금융 당국은 회의적 입장" 이라며 “워크아웃이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