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들이 새해의 글로벌 키워드로 ‘공급망 문제 심화’를 첫 손에 꼽았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회원사 122곳을 대상으로 ‘2024년 글로벌 이슈 및 대응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23.0%가 ‘글로벌 공급망 문제 심화’를 2024년의 주요 글로벌 이슈로 답했다고 8일 밝혔다.
이어 미국 고금리 기조 장기화(18.0%), 전쟁 장기화 및 지정학적 갈등 확산(17.2%), 미중 갈등과 탈중국 필요성 증대(14.8%), 보호무역주의 강화(8.2%), 세계경제 피크아웃에 따른 글로벌 수요 침체(7.4%),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 심화(4.9%) 등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주요 키워드로 언급됐다.
올해에도 미중 갈등 양상은 지속 또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응답 기업의 58.2%는 ‘현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8%는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갈등이 소폭 또는 대폭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한 기업은 각각 17.2%, 0.8%에 그쳤다.
한경협은 “올해 주요 선거를 앞두고 강대강 패권 경쟁이 다시금 본격화되고 반도체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중심으로 갈등이 지속될 것을 예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에 대해서는 현 고금리 기조가 현상 유지될 것이란 응답이 43.4%로 소폭 인하(38.5%)보다 더 많았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완화되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란 해석이다.
기업들은 글로벌 수요 침체에 대한 대비책으로 ‘신사업 발굴 및 사업 다변화’(50.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수출입 제품·서비스 단가 조정(16.4%), 중복 사업·전망성 낮은 사업 철수(13.1%), 생산 물량 감소·생산기지 축소(8.2%), 인건비 등 원가 절감(7.4%) 등으로 응답했다.
글로벌 공급망 보호주의 확산 움직임에 대해서는 ‘신규 거래처 발굴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45.9%)와 ‘주요 자원개발 투자 확대’(23.0%)로 대응하겠다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확산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 기업의 3분의 2 가량이 ‘대체 수출·입처 물색’(63.9%)을 언급했다.
기업들은 한국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기업 규제 완화(31.1%), 법인세 감세·투자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28.7%)를 가장 많이 요구했다. 뒤이어 통상영역 확대를 통한 해외 신수요 창출(18.0%),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8.2%) 등으로 조사됐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 고금리, 미중 갈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신규 거래처 발굴, 대체 수출입처 물색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정부도 기업의 해외시장 신수요 창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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