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장타 경쟁이 더 뜨거워진다. 출전 정지 징계에서 돌아올 윤이나(21)와 지난해 ‘장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방신실(20) 등이 벌일 드라이버 샷 자존심 대결이 2024시즌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KLPGA는 8일 2024년도 1차 이사회를 통해 2022년 윤이나에게 내렸던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1년 6개월로 줄여줬다. 이로써 윤이나는 올 4월 열릴 2024시즌 국내 개막전부터 정상 출전할 수 있다. 3월에 해외에서 열리는 두 대회만 징계 만료 전이라 뛸 수 없다. 2022년 7월이 마지막 대회 출전인 그는 한 시즌 반 정도를 쉬고 올해부터 사실상 풀 시즌을 소화하게 된다.
윤이나는 루키 시즌이던 2022년에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앞세워 차세대 스타로 높은 인기를 얻었으나 룰 위반을 늑장 신고한 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해 6월 한국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티샷 실수 뒤 러프에서 자기 볼이 아닌 볼을 쳤다. 오구(誤球) 플레이를 자진 신고한 것은 한 달이나 지난 뒤였고 신고한 지 이틀이 지나 KLPGA 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 여자오픈을 주관한 대한골프협회(KGA)와 투어 전체를 주관하는 KLPGA가 잇달아 윤이나에게 3년 징계를 내렸다. 이후 KGA가 지난해 9월에 징계를 1년 6개월로 감경하자 KLPGA도 10월 상벌위원회를 통해 감면으로 의견을 모았고 이날 이사회에서 감면안이 통과됐다. 50시간 사회봉사를 이수한 점, 미국 미니 투어에서 받은 상금을 전액 기부한 점 등에서 진지한 반성이 확인됐다고 KLPGA는 설명했다. “스폰서를 비롯한 골프 관계자, 골프 팬, 전체 회원 등의 입장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윤이나 측은 “동료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양해를 구하고 마음을 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개막전부터 뛸 수 있지만 “복귀 시점은 특정하지 않고 경기력이 회복될 때까지 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이나는 활동 중단 전까지 평균 드라이버 샷 263야드로 이 부 1위를 달렸다. 지난해 신인으로 2승이나 올린 방신실은 262야드로 장타 1위를 차지했다. 방신실이 작정하고 거리를 늘린 것도 윤이나의 영향이었다.
한편 윤이나의 조기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둘로 갈린다. 환영하는 쪽은 “어린 선수가 어쩌다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뿐이니 이 정도 벌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반대쪽에서는 “일벌백계라더니 이런 식이면 3년 징계는 왜 내렸냐”며 상벌위와 이사회를 향한 비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