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고금리로 한국경제의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달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내수 둔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내수 둔화에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은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됐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도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와 설비투자가 둔화되는 흐름“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상품소비의 감소폭 축소에도 고금리 기조에 따른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11월 상품소비는 전년동월대비 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전달(-4.5%)보다 감소 폭이 줄었지만 2022년 10월 말 이태원 참소로 소비가 위축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것이다. 11월 설비투자 역시 1년 전보다 11.9% 줄어 전월(-9.9%)보다 감소폭을 더 키웠다. KDI는 반도체 경기 반등에도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설비투자가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태영 사태 관련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KDI는 시스템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증권업과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높은 수준이나 자본비율이 규제 비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3분기 증권업 부동산PF 연체율은 13.9%, 저축은행의 부동산PF 연체율이 5.6%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업의 순자본비율은 740.9%로 규제수준 100%를 크게 넘기고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역시 14.1%로 규제수준(7~8%)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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