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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의 '법인세 혁명'…글로벌 기업 1800개 몰렸다

[신년기획-결단의 해, 막 오른 경제전쟁]

2003년부터 '세율 12.5%' 유지

다국적기업 수출액만 年 450조

아일랜드 더블린 국제금융센터(IFSC) 인근에 위치한 글로벌 보험사 AIG. IFSC 인근에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유럽 본부가 밀집해 있다. 사진=이준형 기자




“법인세 경쟁력이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율리아 지드슐락 아일랜드 경제사회연구소(ESRI) 연구교수 겸 트리니티칼리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ESRI는 1960년에 설립된 아일랜드의 대표 싱크탱크다. 지드슐락 교수는 “아일랜드는 지난 20년간 법인세 세율을 12.5%로 유지했다”며 “정책의 일관성은 아일랜드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아일랜드에 몰려든 글로벌 기업이 1800개(아일랜드 산업개발청(IDA) 2023년 1분기 기준)를 돌파했다. ‘친기업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라는 노사정의 공감대 속에 2000년대 들어 ‘법인세 혁명’을 단행한 결과다. 아일랜드에 자리 잡은 다국적기업의 연간 수출액만도 450조 원이 넘는다. 미국 기업이 950개로 전체의 52.7%를 차지했으며 이어 영국(179개), 독일(103개), 프랑스(80개) 등의 순이다. 이들 기업의 고용 창출 효과는 30만 명이 넘는다. 아일랜드 전체 경제활동인구(약 260만 명)의 11%에 달한다.

글로벌 기업이 몰린 것은 법인세 영향이 크다. 아일랜드는 2003년 법인세 세율을 세계 최저 수준인 12.5%로 낮춘 뒤 지난해까지 20년간 같은 세율을 유지해왔다. 올해 최저한세 적용으로 인해 법인세율이 15%로 올라도 유로존 평균보다 6%포인트 낮아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20년 전만 해도 작은 사무소로 출발한 구글 더블린 지사가 1000명 규모의 개발자가 일하는 유럽 본부로 발전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켄 화이트로 IDA 신흥시장 총괄은 “구글은 지난 20년간 아일랜드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며 “최근 5년간 투자액만 15억 유로(약 2조 1000억 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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