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대환 플랫폼이 첫선을 보였지만 일부 은행이 입점에 소극적이고 중소 핀테크사들은 서비스를 개시조차 못하면서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핀다·핀크·뱅크샐러드·에이피더핀 등 7개 주담대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 중 카카오페이 단 한 곳에만 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이 5곳,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4곳씩, IBK기업은행이 3곳,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2곳씩 입점하는 것과는 비교된다.
주목할 점은 KB국민은행이 참여 금융기관 중 가장 큰 주담대 잔액을 보유한 은행임에도 대환대출 플랫폼 입점에는 가장 신중한 모습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KB국민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126조 5365억 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추후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 여부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참여 확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말 출시된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도 KB국민은행은 카카오페이 단 한 곳에만 들어갔고 현재까지 입점 플랫폼을 확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하나은행은 현재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핀다·핀크·뱅크샐러드 등 6개 주요 플랫폼에 모두 입점해 있다.
비(非)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인 일부 중소 핀테크사들이 금융 당국의 번복에 이날 서비스를 동시 출시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앞서 지난해 9월 당국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닌 핀테크·금융사들도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열어줬다. 하지만 출시를 앞둔 지난달에 이용자들의 금융 데이터 확보 방안 문제를 두고 이들의 이달 9일 서비스 개시를 불허했다. 이에 뱅크몰이나 담비 등 중소형 핀테크사들은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자와의 제휴, 대출 계좌 인증 방안 등을 보안책으로 제시했으나 이조차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 당국은 “추후 방법을 모색해 차례로 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빅테크들과 동시에 출시라도 하지 못하면 중소 핀테크사들이 시장 선점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담대 대환대출은 개발 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적자 서비스”라며 “그럼에도 소비자 편익을 위해 오랜 시간 서비스를 개발해왔는데 이제 와서 출시가 불투명해지면 중소 핀테크사들의 타격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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