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9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 시대는 이제 시작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원팀 솔루션 패키지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가 가지고 있는 AI·에너지 등 계열사의 역량을 한데 모아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AI 시대는 어느 정도 임팩트와 속도로 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며 그룹의 AI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AI 분야에 진출한 기업들의 성공 요인에 대해 “투자도 많이 들어갔고 인적자원도 많이 투여될 텐데 실제로 시장이 그만큼 쫓아와서 만들어지느냐가 제일 큰 관건”이라며 “전체적인 AI 시장 크기와 시장이 그만큼 열려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AI든 에너지든 각 계열사가 따로 만나는 것보다 한꺼번에 패키지나 솔루션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며 “일종의 원팀 솔루션”이라고 했다. 실제 SK는 이번 CES 전시관을 7개 그룹사 통합관으로 구성하면서 각 사의 사업과 핵심 역량을 융합해 선보였다.
최 회장은 AI가 CES의 주된 주제가 된 데 대해 “인간이 편리를 추구하다 보니 이제는 제품 각각으로는 컨트롤하기도 어렵고 하나하나 대응하기도 힘들어지는 세상이 온 것”이라며 “융합하려면 AI 기술 등을 써서 여러 상태와 여러 종류의 사람을 다 커버할 수 있는 서포트가 필요한 만큼, 그런 의미에서 보면 융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CES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제품으로는 삼성의 마이크로 LED TV를 꼽았다. 최 회장은 “스크린이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형태의 새로운 영역으로 나올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 7개 계열사 공동 전시관인 ‘SK 원더랜드’를 찾아 테마파크 콘셉트로 꾸려진 수소, AI용 고성능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계열사별 미래 성장 동력 분야의 현황과 미래상을 둘러봤다.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최 회장은 이번 CES에서 각국 취재진과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투명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에 큰 관심을 보였다. LG전자 부스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에 직접 탑승해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 탑승자에게 제공될 수 있는 각종 편의 사항의 가능성을 살폈다.
최 회장은 올해 SK그룹의 역점 포인트로 ‘파인튜닝(미세 조정)’을 꼽았다. 그는 SK그룹의 올해 역점 분야에 대해 “경기 변동도 심해졌고, 지난해는 우리로 보면 좋은 해였다고 생각할 수 없어 각 사업마다 여러 튜닝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내부에서 만날 하던 기능들을 바꾸고 새로운 도전을 시켜야 하는 문제들이 있어 보인다. 내 머리도 십시일반 보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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