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000100)이 개발 중인 알레르기 치료제 등을 ‘제2의 렉라자’로 성장시켜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2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 세션 발표자로 나서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와 면역 항암제 ‘YH32367’ 임상 1상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김 사장은 “특히 알레르기 치료제의 경우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혈중 면역글로불린(lgE) 저해 효과가 기존 치료제인 노바티스 ‘졸레어’ 대비 뚜렷하다는 점을 임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에서는 YH35324를 폐암 신약 렉라자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임상 1상에서 추가 데이터가 도출되면 본격적인 기술수출을 논의하는 한편 독일과 미국 등에서 임상 2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JPM 비즈니스 미팅에서 올해 임상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그동안 논의했던 방향을 좀 더 확고하게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렉라자를 비롯한 신약 개발 성과의 중심에 ‘오픈 이노베이션’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YH32367’과 ‘YH35324’는 각각 에이비엘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도입한 파이프라인이다. 대학 또는 연구소로부터 원천기술을 공급받기 위한 ‘유한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 또한 운영 중이다.
김 사장은 발표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으면 신약 개발 역량이 잘 뒷받침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좋은 자산이 있으면 회사에 적극 접촉해온다”며 “우리는 이어달리기를 하듯 기술을 넘겨받아 글로벌로 진출시키는 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항상 유망한 기술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신규 모달리티 파이프라인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타겟항암제나 면역항암제뿐만 아니라 새로운 모달리티 기반으로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항체약물접합체(ADC)나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좀 더 미래지향적인 모달리티 기술을 적극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또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유한화학과 유한양행의 연구소, 해외사업부가 협력해 고품질 화학합성의약품의 핵심원료(API)를 위탁개발생산하는 서비스다. 선진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생산시설을 보유한 유한화학의 생산 역량과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의 신약합성공정 및 분석 연구역량을 결합하고 고객사들과 신속한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을 고도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한양행 100주년인 2026년까지 글로벌 50위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구상이다. 그는 “렉라자 글로벌 판권을 가진 존슨앤드존슨이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 허가를 미국·유럽에 신청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며 “조만간 글로벌 시장에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출시하고 매출 4조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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