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아시아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과 규제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얏 시우 애니모카 브랜드 공동 창업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BTC 현물 ETF 승인이 아시아의 규제 환경에 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아시아 투자자가 미국 투자자에 비해 자본주의에 개방적이라며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는 수십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자본주의의 힘을 몸소 경험해왔다”고 덧붙였다.
콕 키 총 아시아넥스트 최고경영자(CEO)도 “아시아의 가상자산 채택률이 타 대륙에 비해 높고 특히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BTC 현물 ETF로 보다 안전하고 규제화된 가상자산 투자가 가능해져 아시아 투자자에게 한층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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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어 홍콩이 BTC 현물 ETF를 도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아시아의 가상자산 허브를 노리는 홍콩이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젤라 안 티알엠 랩스 선입 정책 컨설턴트는 “홍콩 규제 당국은 지난해 대대적인 규제 정비를 진행하는 등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을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당국이 규제와 업계 기대치를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의원인 조니 응 역시 “홍콩이 가상자산 현물 ETF를 도입해 급속한 발전과 치열한 아시아 가상자산 분야의 경쟁 속에서 선두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가상자산 거래소 해시키에 따르면 홍콩 자산운용사들은 가상자산 현물 ETF 상품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후보로 싱가포르와 일본도 거론된다. 대만 가상자산 거래소 XREX의 최고경영자(CEO)인 웨인 후안은 “싱가포르의 규제 환경은 가상자산 현물 ETF를 도입할 만큼 성숙하다”고 평가했다. 고장덕 SBINFT 대표는 “미국의 BTC 현물 ETF 승인이 일본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가까운 미래에 규제 정비 등 일본판 BTC 현물 ETF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아시아 국가의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에 자본 규모가 과제로 지목된다. BTC 현물 ETF 도입으로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는 미국에 비해 아시아 시장은 기대 수익이 적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과 해킹·파산 리스크도 넘어야 할 산이다. 패트리샤 호 법률 고문은 “홍콩과 싱가포르는 앞선 JPEX와 FTX 붕괴 이후 가상자산 업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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