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알트코인 가격이 널뛰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시가 다른 이더리움(ETH) 등 다른 알트코인 현물 ETF 출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클래식(ETC)은 가장 큰 수혜를 본 알트코인으로 꼽힌다. 12일 오후 4시 22분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클래식 거래량은 23% 이상 늘어나 전주 대비 50% 가까이 급등한 29.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첫 번째 최종 승인 기한인 오는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며 이더리움을 비롯한 이더리움 관련 알트코인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더리움클래식은 이름 그대로 ‘원조’ 이더리움 프로젝트다. 이더리움은 지난 2016년 이더리움 기반 크라우드펀딩 탈중앙화조직(DAO·다오) ‘더 다오(The DAO)’에서 이더리움 364만 개가 대량 탈취되는 해킹을 계기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클래식, 두 갈래로 쪼개졌다. 피해 복구 방안을 논의하던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의견이 갈린 것이 발단이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하드포크를 통해 블록체인을 과거로 돌려 더 다오 관련 거래 내역을 모두 지우려 했지만 소수의 이용자들은 블록체인의 가치인 ‘불변성’을 훼손할 수 없다며 이를 반대했다. 그러나 이더리움은 결국 2016년 7월 하드포크를 진행했고 기존의 이더리움은 새로운 이더리움과의 구분을 위해 이더리움클래식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더리움클래식은 지난 2015년 만들어졌던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그대로 잇고 있는 원조 이더리움인 셈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이 승인된다면 이더리움클래식 현물 ETF 역시 상장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더리움클래식의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더리움클래식의 급등을 이끈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아직까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함께 성명문을 발표한 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은 이번 ETF 승인이 곧 가상자산 현물 ETF의 승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각 가상자산의 증권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업계에 따르면 SEC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SEC가 이더리움을 증권이라고 판단할 경우 이더리움 현물을 추종하는 하는 ETF 상장은 불가능하다. 정혜원 쟁글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적용했던 동일한 기준과 요구사항을 이더리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간에 승인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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