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정이 신장암이 완치됐다고 밝혔다.
지난 9일 KBS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씨는 “원래 신장 쪽은 1기에 발견된 경우가 잘 없는데 건강검진에서 운 좋게 발견됐다. 수술로 완치 됐다"라며 "의사도 착하게 살라고 하셨다”고 미소 지었다.
이씨는 “아내가 참 많이 울었다. 내 앞에선 티를 안 내려고 했는데 그런 모습에 더 가슴이 아팠다”며 “이제는 괜찮다. 그 계기로 건강해졌다”고 밝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2022년 5월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불과 9개월 만인 지난해 2월 신장암 판정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별도의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수술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는 “정기검진을 통해 2년 동안 담낭 쪽에 작은 혹이 보여서 초음파로 매년 확인하고 있었다. 올해는 검진센터 직원분이 CT를 찍어보겠느냐는 말에 검사했다가 왼쪽 신장 쪽에 4㎝ 정도 되는 혹을 발견, 바로 로봇 수술을 받았다”며 “별도로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수술 예후가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혈뇨·배 통증·옆구리에 혹 ‘3대 증상’…초기엔 거의 없어
신장암은 소변을 만들어 노폐물을 배출하는 콩팥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암으로 대부분 신장의 실질에서 발생하는 신장 세포 암을 말한다. 전립선암, 방광암과 함께 3배 비뇨기암으로 불린다. 김종욱 고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전체 성인 암의 2.4%에 해당하는 중요한 암으로 2020년 주요 암 발생 현황에서도 10위(5946명)에 올랐다.
신장에 원발성으로 악성종양이 생기거나 몸의 다른 부위에서 신장으로 암이 전이되면서 발병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이나 고혈압, 장기간의 혈액투석, 유전적 요인 등이 신장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암의 대표 증상은 △혈뇨 △배·옆구리·등 통증 △윗배 또는 옆구리에 혹이 만져지는 것이다. 다만 이런 증상들은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때 나타난다. 신장은 복강 내 깊숙이 위치해 보호되는 장기이기 때문에 초기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것이다. 실제 신장암의 60%가 우연히 발견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1기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90%에 가깝고 2기 역시 5년 생존율이 85%나 되는 완치율이 높은 암이지만 4기에 발견되면 생존율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조기 발견 땐 부분절제술로 기능 보존 기대…4기에는 5년 내 생존율 20% 미만
신장암은 크기가 7㎝ 이하이고 주위 장기로 전이가 없다면 1기에 해당한다. 신장 내에 국한된 7㎝ 이상의 종양은 2기, 주요 정맥이나 신장 주위 조직을 침범했으나 신장 주위 근막은 넘지 않은 경우 또는 신장 주위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는 3기, 신장 주위 근막을 넘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는 4기로 분류한다.
신장암은 조기에 발견되면 부분절제술로 치료해 신장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이 도입되면서 암 덩어리만 제거하고 주변 조직을 살려 표준에 가까울 정도로 늘었다는 전언이다.또 신장 주변에는 혈관이 많아 수술 때 출혈이 심할 수밖에 없는데 로봇 수술을 활용하면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 교수는 “부분 신절제술은 종양 절제 후 복강 내에서 신속히 봉합해야 한다. 로봇을 활용하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신장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출혈과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물론 로봇의 성능뿐 아니라 이를 활용해 수술을 집도하는 임상도 중요한 요소다. 이를 통해 예전에 할 수 없었던 어려운 케이스까지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스포츠월드에 전했다.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등은 수술보다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이 많이 진행돼 상태가 심각할수록 근치적 신장절제술로 신장 전체를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양측 신장암의 경우 병기가 진행되면 양측 신장을 전부 제거해야 해 투석이나 이식을 하게 될 위험이 높다. 또 4기 때에는 항암치료 및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
40대 이후 매년 건강검진 받고 흡연·교열량 음식 섭취 삼가야
따라서 신장암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40대 이후부터 매년 건강검진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평소 신장 건강에 이로운 생활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연, 혈압 관리, 고열량 음식 섭취 자제 등 ‘3대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한다. 흡연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장암 발병 위험을 1.5~2.5배 높인다. 오랜 시간 고혈압에 노출되면 신장 사구체에 영향을 미쳐 암이 발생할 수 있다.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면 비만을 유발하고 비만은 신장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또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과한 동물성지방 △튀기거나 심하게 구워진 육류 등도 신장암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평소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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