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세계 최대 가전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참관객들은 피부 개선 효과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한국의 미용기기 성능에 연신 놀라워했다. 올해 CES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인 뷰티테크의 주인공으로 한국이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왔을 정도다. 특히 테크가 결합된 다양한 미용기기가 수출 효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11일(현지 시간) 기자가 찾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엑스포 내 에이피알 부스. 미용기기 ‘부스터 프로’를 직접 체험해 본 한 관람객이 바로 구매하겠다고 하자 회사 관계자가 “전시회 중이라 제품 판매는 하지 않는다”며 양해를 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거절’ 당한 관람객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부스터 프로는 올해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는 미용기기로 광채·탄력·볼륨·모공·진동·테라피 등 6가지 기능을 한 번에 제공하는 차세대 미용기기다. 미국 출신의 알리사 비들스씨는 “미용기기를 많이 사용해봤지만 에이피알 제품은 피부에 접촉할 때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는 점이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라메디텍도 CES 전시회에서 레이저를 활용한 뷰티테크 기술력을 알렸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퓨라셀’이다. 레이저로 화장품의 영양분 흡수율을 높여 피부 개선에 도움을 주는 피부미용 의료기기다. 라메디텍은 이번 CES에 새로운 레이저 채혈기인 ‘핸디레이-데스크’도 선보였다. 뷰티테크 기술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확장한 것이다. 척추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기기 전문 기업인 세라젬 또한 CES 전시 부스의 주요 테마 중 하나로 ‘뷰티’를 정하고 미용기기 출시를 예고했다.
올 CES에서는 피부는 물론 몸을 잘 가꿀 수 있도록 돕는 정보기술(IT)도 조명을 받았다. 인바디는 신체 내 근육랑, 지방정보, 체수분 등 신체성분을 측정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그간 쌓아온 전 세계 1억 1281만 건의 체성분 데이터를 분석해 인바디를 측정하는 사람의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CES 현장에서 만난 참관객들은 글로벌 각 국에 진출한 인바디가 한국산이라는 점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도 눈에 띄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님블뷰티는 세계 최초 가정용 스마트 네일 살롱인 ‘님블’을 선보였다. 님블은 네모난 상자처럼 생긴 기기 안에 손을 집어 넣으면 알아서 매니큐어를 칠해준다. 글로벌 뷰티 공룡인 로레알은 ‘뷰티판 챗GPT’인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뷰티 지니어스’를 공개했다. 사용자와의 대화와 사진 분석을 통해 피부를 진단하고 촤적의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세계적인 뷰티기업 로레알도 뷰티테크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브릿지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기기 시장은 2022년 425억 5000만 달러(약 56조 원)에서 2030년 1769억 3000만 달러로 연 평균 19.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CES에서 만난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뷰티 산업의 품질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는 여전히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뷰티테크 분야는 한국의 뛰어난 ICT 기술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뷰티 기업들과의 협업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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