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 회사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전 연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가 2014년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20나노급 D램 기술, 코드명 ‘볼츠만’을 중국 쓰촨성 청두의 반도체 업체 ‘청두가오전’에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청두가오전이 국내 전문인력을 대거 채용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10월 경기도 일대 컨설팅 업체 3곳과 헤드 업체 2곳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중국 청두가오전의 의뢰로 해당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중국에 넘어간 인력이 삼성전자 출신 110명, SK하이닉스 출신 90명 등 2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두가오전은 삼성전자 임원과 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최 모 씨가 2001년 청두시로부터 약 4600억 원을 투자받아 설립한 회사다. A 씨는 현재 이 회사에서 반도체 공정 설계를 주도하는 핵심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700여 개에 달하는 반도체 제작 과정이 담긴 기술 공정도를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A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공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공정도는 자신이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나노급보다 발전된 18나노 D램 핵심 기술이 중국에 유출된 정황에도 A 씨와 최 씨가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A 씨에 대한 영장 실질 심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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