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임성기 한미약품(128940) 창업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사진)이 경영권 확보에 나설 준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과 OCI(456040)그룹의 통합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이번 통합이 OCI에는 득이 될지라도 한미는 잃을 게 더 많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통합이 해가 되는 만큼 그룹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뜻도 재차 강조했다.
임종윤 사장은 15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2020년부터 한미약품그룹에서 밀실 경영이 시작되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할지 알고 있었다”며 “그때부터 총알을 마련해오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합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계획을 1분기 내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OCI 통합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 확보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종윤 사장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여러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우호지분 확보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008930) 지분은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각각 10.56%, 11.52%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두 사람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임종윤 사장은 “임종훈 사장, 신 회장과도 소통 중”이라며 “임종훈 사장과는 OCI그룹과 통합을 반대하는 가처분 신청 등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경영 중인 코리그룹을 통한 지분 확보도 추진한다. 최대 지분 확보 목표는 51%다. 임종윤 사장은 “현재 운영 중인 기업들이 조 단위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며 “한미약품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들을 기관투자가들에게 설명하면서 한국의 ‘애보트’가 되겠다는 비전을 강조해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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