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시장에 관심 많으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불황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라이벌 인텔에 2년 만에 반도체 선두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99억5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638억 2300만 달러에서 37.5%나 감소한 수치인데요.
반면에 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인텔은 같은 기간 동안 486억6400만 달러 매출을 거뒀습니다. 전년 매출(584억3600만 달러)보다 16.7% 줄었지만 삼성전자보다 적은 매출 감소폭으로 반도체 제조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21년 이후 2년만의 탈환입니다. SK하이닉스의 순위도 2022년 4위에서 지난해 6위로 두 계단 떨어졌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이 포함된 세계 반도체 제조사 톱 10 매출 합계는 5330억2500만 달러로 2022년보다 11.1% 줄었습니다.
이들이 지난해 고전한 이유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 둔화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물가·금리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IT 기기를 만드는 회사들의 반도체 수요도 급감하게 된 것인데요.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강세인 메모리 제품은 시황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판매량 저하가 눈에 띄었던 한 해였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해 13조원 안팎의 적자가 전망될 정도로 상황이 상당히 암울했죠. 가트너 측은 "D램과 낸드 연간 매출이 각각 38.5%, 37.5%씩 줄었다"며 "특히 지난해 상반기 수요 약세와 재고 증가가 기대치를 넘어섰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기간 재고 영향을 덜 받고 주문형 생산 성격이 강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매출이 단 3% 줄어든 것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회사는 엔비디아입니다. 엔비디아는 2023년 한 해동안 239억83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년 153억3100만 달러보다 무려 56.4%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랭킹도 2022년 12위에서 지난해 5위로 껑충 뛰어 올랐죠. 엔비디아는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다. 이들의 제품은 폭증하는 데이터를 단시간 내 연산해야 하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