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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인텔에 반도체 1위 내준 삼성…임원 연봉 동결 '초강수'

[가트너, 작년 매출 분석]

삼성 매출 399억弗로 37.5% 뚝

CPU 강자 인텔은 486억弗 달해

SK하이닉스 순위도 4위→6위로

삼성 올 세계 1위 복귀할지 관심

임원들 위기 극복 위해 연봉 동결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시장 불황에 직격탄을 맞으며 라이벌 인텔에 2년 만에 반도체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등 회사 반도체(DS)부문 경영진은 비상회의를 개최하고 임원 연봉 동결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실적 개선 의지를 다졌다.

17일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399억 500만 달러(약 53조 5924억 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638억 2300만 달러에서 37.5%나 줄었다.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삼성전자 DS 부문 매출 중 파운드리 실적은 제외한 값이다.



세계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대표주자 인텔은 같은 기간 486억 64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매출(584억 3600만 달러)에 비해 16.7% 줄었지만 삼성전자보다 적은 매출 감소 폭으로 반도체 제조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인텔은 2019년·2020년 삼성전자에 선두 자리를 내준 뒤 2년 만에 선두를 재탈환했다.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의 순위도 2022년 4위에서 지난해 6위로 두 계단 떨어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 등이 포함된 세계 반도체 제조사 톱10의 매출 합계는 5330억 2500만 달러로 2022년보다 11.1% 줄어들었다. 이들이 지난해 고전한 것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 둔화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물가·금리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IT 기기 구매를 망설이면서 제조사들의 반도체 수요도 급감하게 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강세를 보이는 메모리 제품은 시황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판매량 저하가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3분기 내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연간 13조 원 안팎의 적자가 전망될 정도로 상황이 암울하다. 지난해 랭킹 5위를 차지했던 D램 3강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아예 톱10 리스트에서 빠졌을 만큼 매출이 악화했다.



가트너 측은 “D램과 낸드의 연간 매출이 각각 38.5%, 37.5%씩 줄었다”며 “특히 지난해 상반기 수요 약세와 재고 증가가 기대치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다품종 칩을 생산하면서 재고 관리 제약이 적은 시스템반도체 분야 매출이 단 3% 줄어든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회사는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2023년 한 해 동안 239억 8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년 153억3100만 달러보다 무려 56.4%나 증가했다. 랭킹도 2022년 12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엔비디아는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다. 이들의 제품은 폭증하는 데이터를 단시간 내 연산해야 하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1위를 재탈환하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17일 삼성전자 DS 부문 경영진은 화성 사업장에서 경계현 사장 주관으로 비상임원회의를 개최했다. 경 사장과 각 사업부장들은 이 회의에서 올해 연봉 동결안을 발의했고 임원들도 그 취지에 공감해 동결을 결정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회의에서 반도체 수요 부족 업황을 탓하기 보다는 임원들이 먼저 정신을 재무장해 올해 반드시 위기 극복을 해내자는 결의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DS 부문 한 임원은 “연봉 동결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이며 극복을 위한 긴장감 유지에 필요한 조치”라며 "십시일반으로 고통을 분담해 올 한해 반드시 흑자 전환과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위기 상황 때마다 임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의지를 다져왔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듬해인 2009년과 실적 악화를 겪었던 2015년에는 임원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임금도 동결하는 비상경영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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