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률이 갈수록 커져 6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초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며 홍콩H지수의 낙폭이 확대돼 손실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3년 전 발행했던 ‘미래에셋증권(ELS) 29447’과 ‘미래에셋증권(ELS) 29450’이 -56.05%의 수익률을 기록해 손실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발행금액은 각각 99억 1500만원, 41억 800만 원 규모로 지급일은 오는 22일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17일 ‘트루(ELS)13579’, ‘트루(ELS)13581’, ‘트루(ELS)13599’, ‘트루(ELS)13602’ 등 4개 상품의 원금 손실을 확정했다. 발행총액은 약 120억 원으로 일제히 55% 이상 손실률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18일 지난 2021년 4억 6000만 원을 발행한 ‘신한금융투자 20240(공모ELS)’가 56.05%의 손실률로 만기 상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초 최초로 손실 확정된 상품이 나온 이후 손실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공지된 상품의 손실율은 48.6%로 50%를 밑돌았으나 열흘 새 56%를 넘어서 60%를 육박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글로벌 증시 악화로 홍콩H지수가 계속 하락하며 갈수록 손실률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상품이 홍콩H지수의 고점 부근해 발행된 반면 만기 수익률 확정 시점인 올해 초 해당 지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2021년 초 1만 포인트 안팎에서 2월 17일에는 1만 2228.63을 기록하며 최고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홍콩H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4% 하락한 5132.82에 거래를 마쳤다. 고점 대비 42%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ELS는 투자 기간 중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가격이 설정된 기준점 밑으로 하락한 뒤 만기까지 상환 조건을 회복하지 못하면 지수 하락률 수준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전체 금융권의 홍콩H지수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 3000억 원이다. 이 중 79.6%인 15조 4000억 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끝나는 ELS 상품 총판매 잔액은 10조 2000억 원으로 상반기 중 이들의 대거 손실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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