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차 시장은 과거보다 줄어든 24%의 성장률을 보이는 가운데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 상무는 1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005380)·기아 본사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주관 신년 세미나에서 “주요 시장의 대기수요 소진과 금리인상 영향이 상반기에 집중됨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산업수요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8412만 대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022년 대비 9.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셈이다.
내수는 전년 대비 약 2% 감소한 167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중심의 제품군 확대에 따른 신차 효과에도 소비 심리가 악화하며 수요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 상무는 “완성차 제조사의 수익성도 악화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보수적 투자 기조로 선회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역시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성장률은 23.9%로 최근 3년과 비교해 줄어들 예정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117%에 달했지만 2022년 65.2%, 2023년 26%로 크게 감소했다. 성장률이 둔화하며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상무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이 과거 대비 둔화하며 완성차 제조사에 위기감을 주고 있다”며 “지난해 테슬라가 시작한 가격 인하 경쟁이 이어지며 전기차 대중화 과정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 강조했다.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업체의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업체들이 폭스바겐·닛산·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와 전기차 협력을 확대하며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아시아와 유럽에서 현지 생산을 앞두고 있어서다. 양 상무는 “최근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의 전기차 경쟁력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저희도 전기차에 있어서는 중국을 많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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