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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애플·맥도날드…제품 그 이상, 문화를 팔다

■문화의 중력(마커스 콜린스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

파타고니아·버드와이저·나이키 등

성공한 브랜드 '고객충성도' 높아

좋은 제품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소비 행동에 영향주는 문화 창출

구매자 신념 사로잡은 비법 공유





많은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들이 ‘따뜻하다’ ‘멋있다’ 등을 주장하며 구매를 유도한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산악인들이 공유하는 신념인 ‘깨끗한 등반’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이끌었다. 이젠 파타고니아 제품을 산다는 건 단순한 소비를 넘어 일종의 문화적 행위가 된다. 어떤 사람은 기능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지만 또 다른 누구는 자신이 가진 신념의 증거로 그렇게 한다.

또 패스트푸드 맥도날드는 비만의 주범으로 공격을 받으며 한때 실적이 휘청거렸다. 맥도날드는 이 브랜드를 싫어하는 사람은 일단 내버려두고 좋아하는 사람들에 집중했다. 맥도날드를 생활속에서 즐기는 ‘팬 트루스(맥노날드 팬의 진실)’들의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파하면서 이 회사가 ‘생활 속 이웃’이라는 관념을 확산시켰다. 사람들의 신념을 장악한 맥도날드는 최고의 브랜드로 인정받는다.

신간 ‘문화의 중력’(원제 For The Culture)은 문화야말로 소비자의 행동과 동경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매개라고 강조하며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문화의 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탐구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구매자들의 의식을 장악할 수 있는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구 등의 물질이 중력을 갖고 있듯이 문화도 그런 힘을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런 제목을 붙였다. 그는 미국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으며, 광고회사 와이든앤케네디의 전략총괄을 담당한 마케팅 분야의 베테랑이다.

저자에 따르면 문화라는 거대한 중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브랜드들은 ‘문화’라는 치트 키를 어떻게 활용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지 포착함과 동시에 집단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데 노력을 쏟아 붇고 있다.



저자는 파타고니아·맥도날드와 함께 애플과 나이키, 비욘세(가수), 버드와이저, 말보로담배 등 다채롭고 인상적인 사례들을 제시한다. 좋든 싫든 도널드 트럼프와 큐어넌(미국 극우음모단체), 버니 샌더스 등도 이런 유형이다.

이론화를 한다면 문화는 우리의 정체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의미형성 체계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체계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 ‘구성원들끼리 공유된 삶의 방식’, ‘공유된 표현의 창조물’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문화의 체계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그 영향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다.

이들 성공한 브랜드들은 두터운 고객 충성도를 유지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회중(會衆)’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제품이 무엇인지에 따라 구매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을 ‘청중(聽衆)’이라고 부르는 반면 자신이 누구인지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이 있는 부류는 보다 적극적인 ‘회중’으로 차별화한다.

미국 힙합 역사상 최고 래퍼중에 한명인 제이지는 2001년 한 노래에서 “나는 내 문화를 위해 이것을 한다(I do this for my culture)”라고 선언했다. 이 문구는 곧 힙합에서 주류 언어로, 또 대중문화 시대 정신을 상징하게 됐는데 이번 책명으로까지 연결됐다.

저자는 “문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할수록 우리의 통찰력은 더 풍부해지고, 이를 통해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끔 하는 빛나는 아이디어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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