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
농심의 대표적인 광고 카피가 38년 만에 바뀐다. 신라면 광고에서 ‘사나이’라는 키워드를 뺐다. 농심은 신라면이 처음 출시된 1986년부터 무려 38년간 ‘사나이를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해왔다.
농심은 지난 19일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카피를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으로 바꾼 TV광고를 공개했다. 그동안 인기 스타를 모델로 기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 광고에는 일반인 모델을 등장시키며 이미지도 바꿨다. 일상의 순간을 함께하는 대한민국 대표 라면의 친근함과 일상성을 강조하는 콘셉트다.
‘사나이 올리는’이라는 광고 문구는 신라면이 처음 출시된 1986년 나왔다. 2021년 작고한 농심 창업자 신춘호 회장이 자신의 성을 따서 ‘신라면’이란 이름을 붙이고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카피도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지성, 송강호, 유해진, 최수종, 류수영, 박형식 등 많은 남자 스타들이 출연하며 ‘사나이’를 울리는 신라면을 알려 왔다.
일각에서는 농심이 ‘사나이’ 대신 ‘인생’이라는 키워드로 광고 문구를 변경한 것이 1980년대와는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당시에는 “남자는 씩씩하고 강해야 한다”는 등의 성 고정관념이 강하게 작용했는데, 이것이 광고에도 그대로 남아서 이어져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거의 40년간 고객에게 사랑받은 제품이다. 단순하게 사나이, 남자보다 소비자 전체를 감동시키는 광고를 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농심 측은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세계를 울리는 신라면’,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 등으로 카피를 변화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심은 앞서 2022년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재기용하면서 ‘세계를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광고 문구를 내놓은 바 있다.
이전에는 손흥민 선수와 ‘세계를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문구를 통해 '국가대표 1등 라면'의 모습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광고에서는 많은 고객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정서적 교류를 나누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가족과 친구, 동료와 라면을 즐기는 모습을 통해 '인생을 맛있게 메워주는 라면'이라는 키워드로 친근함과 일상성을 강조했다.
신라면 새 광고는 오는 20일 방송되며 다음 달부터는 가족과 캠핑에서 즐기는 신라면, 회식 다음 날 속을 달래는 신라면, 친구들과 함께 먹는 신라면, 나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즐기는 신라면 등 4편도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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