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제조·유통 업체인 F&F(383220)가 자회사 F&F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연예기획 사업 부진으로 80억 원 이상의 투자 자금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F&F는 아이돌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률 부진, 연계된 콘서트 무산 이후 F&F엔터의 전략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기로 했다.
21일 투자은행(IB)·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F&F는 최근 F&F엔터 사업 추진 전략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F&F는 특히 최근 임명균 전 CJ ENM(035760) 상무를 콘텐츠 투자·기획 전문가로 새로 영입하기도 했다. IB 업계는 임 전 상무가 F&F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빅텐츠(210120)는 물론 F&F엔터 사업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F&F엔터의 수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신인 최재우 대표다.
F&F가 엔터 사업에 적극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것은 F&F엔터 투자 실패로 자칫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F&F엔터는 2022년 말 F&F가 글로벌 K팝 아티스트 육성을 목표로 설립한 자회사다. F&F는 F&F엔터가 첫 프로젝트로 SBS와 함께 제작한 아이돌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의 제작비 대부분을 댔다. 그 규모만 8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F&F엔터의 설립 자본금이 2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F&F는 1년 간 1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셈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F&F엔터는 프로젝트 준비 당시 F&F 측에 과거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각종 협찬과 광고, 음원, 상품 판매 등으로 큰 돈을 번 전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업 성공을 자신했다.
문제는 유니버스 티켓이 결국 0%대 시청률로 막을 내리면서 불거졌다. 평일 저녁 늦은 시간 편성 등의 문제로 프로그램이 인기몰이에 성공하지 못하자 후속 프로젝트로 준비했던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콘서트 계획도 무산됐다. IB업계는 콘서트 티켓 판매가 부진했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F&F도 투자금을 거의 회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F&F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니버스 티켓은 총 82개 국에서 1800만 투표를 끌어내고 ‘라코이(방송 콘텐츠 가치정보 분석 시스템)’에서 예능 부문 2위에 오를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며 위기설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온라인 팬덤을 구축하는 성과도 거둔 만큼 F&F는 데뷔 조의 본격적인 활동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며 “콘서트는 비자 문제로 취소됐고 투자금도 예정대로 회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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