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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구조조정 산으로…조타수도 플랜도 없다

HMM 매각 놓고 파열음 커지고

태영發 PF위기 온통 지뢰밭인데

부처 엇박자…컨트롤타워 안보여

사진 제공=HMM




최대 국적 해운사인 HMM의 운명이 기로에 섰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과 1차 매각 협상이 결렬된 후 다음 달 5일로 기한을 연장했다. 하지만 영구채 전환 등의 문제를 놓고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산은은 빠른 매각을, 한진해운 파산의 생채기가 큰 해양수산부는 산업 논리로 맞서며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HMM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상황이 이런 데도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할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는다. HMM 매각 과정에서 이를 논의할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는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당분간 회의를 열 생각이 없으며 본계약이 체결되면 그 이후에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위·금감원 합동 증권 업계 간담회 뒤 홀로 기자들과 만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일부 금융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내해야 하며 (부실 사업장은) 강도 높게 정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구조조정 대신 만기 연장을 통한 PF 연장이 이뤄지고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모두가 4월 총선 이후 대규모 PF 구조조정이 한번에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원장과 기자들의 질의응답은 PF를 포함한 구조조정 문제를 1차로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이 없는 자리에서 이뤄졌다. 특히 금감원장의 발언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금융위·금감원 수장이 참여하는 ‘F4(Finance 4)’ 회의 기조와도 어긋난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F4 회의의 일관된 메시지는 PF와 건설업의 질서 있는 연착륙”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경제 부처 간 엇박자가 나면서 구조조정이 산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태영건설 때도 그랬다. 당시 이 원장이 윤세영 태영건설 창업회장을 직접 만나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논의했다. 오너가가 태영건설 지분을 직접 갖고 있지 않음에도 “(태영이) 자신의 뼈를 깎지 않고 남의 뼈를 깎고 있다”며 강도 높은 압박을 하기도 해 논란이 됐다. 금융위가 빠진 자리를 금감원이 무리하게 메운 결과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직 경제 부처 고위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 이후 책임질 것을 걱정한 관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속도감 있는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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