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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요원한 KDB생명 매각





“장기간 채권단 관리하에 있으면 회사가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KDB생명이 회사 본연의 가치를 되찾기 위해서는 조속히 새 주인을 찾는 것만이 답일 것입니다.”

최근 또다시 매각이 불발된 KDB생명을 지켜보는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KDB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실패는 이번이 무려 여섯 번째다. 산업은행이 전폭적인 자금 지원 의사까지 밝힌 데다 하나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라는 자금력 있는 원매자를 확보했음에도 거래 성사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운 결과였다.

산은이 KDB생명을 인수한 것은 무려 14년 전이다.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KDB생명을 산업은행은 컨서스자산운용과 조성한 펀드를 통해 인수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2014년부터 꾸준히 매각을 추진해왔다. 2014년 두 차례, 2016년과 2020년에도 한 차례씩 공개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KDB생명의 매각이 끝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산은이 ‘구조조정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하나금융이 인수 의사를 돌연 철회한 이유 중 하나가 KDB생명의 취약한 영업 기반이었다는 점은 산은으로서도 곱씹을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하면서 과도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을 하나의 이유로 든다. 인력 감축 과정에서 보험사 영업을 책임지는 보험설계사도 대폭 줄어 실적이 빠진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산은은 당분간 KDB생명에 대한 매각 절차를 멈추고 재정비에 나선 후 매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KDB생명의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34.05%로 금융 당국의 권고 수준을 밑돌아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산은이 KDB생명을 인수를 위해 조성한 펀드 만기도 올해 말로 다가왔다. 산은의 꼼꼼한 준비가 없다면 여섯 번째 매각도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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