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경기 둔화 속에서도 3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 사업은 10년 만에 10조 원 매출을 돌파하며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 잡았다.
다만 가전과 TV 사업에서 시장 경쟁 심화와 수요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의 사업 구조를 전환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전·전장 매출만 40조…원자재값 상승 등 악재 속 선방
LG전자는 25일 지난해 연간 매출 84조 2278억 원, 영업이익 3조 549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1% 감소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조 1041억 원과 3131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가전과 전장사업에서 8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 사업과 전장 사업을 합친 매출 규모는 8년 전 18조 원 수준에서 지난해 40조 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두 사업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5%에서 47.8%까지 올라갔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연간 매출 10조 1476억 원, 영업이익 1334억 원을 거두면서 출범 10년 만에 매출 10조 원을 넘겼다. 전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까지 올라섰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 30조 원을 넘겼다. 성숙사업으로 평가 받던 가전에 구독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도입하고 냉난방공조(HVAC) 등 B2B 비중을 확대한 것이 성장에 주효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6% 이상 늘어난 2조 78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소비 둔화 악재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가전과 TV 사업에선 적자를 거뒀다. H&A사업본부는 이 기간 영업손실 1156억 원,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72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가전은 적자 전환했고 TV 사업은 1000억 원대던 적자 규모를 소폭 줄였다. 경기 불황으로 전자기기 수요가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 시장 경쟁 심화 등의 요인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IT기기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등을 다루는 BS사업본부도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895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실적 증가할 듯…플랫폼 육성 등 신사업 확대
LG전자는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선 낙관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LG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물류비 등 원가 요소가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LG이노텍을 제외한 연결 매출은 성장세로 전환하고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전과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뿐 아니라 중저가(볼륨존) 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수익성을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존에서는 중국 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초격차를 만들고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업체 진입에 대응한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 D2C(소비자직접판매) 모델 도입·구독사업 해외 진출 등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TV 사업에선 플랫폼 사업을 연내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고 전 사업부에 걸쳐 B2B 비중 확대할 계획이다.
전장 사업은 전기차 수요 부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 등의 요인에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LG전자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이 전년 대비 감소해 단기적으로는 당사 부품이 장착된 일부 전기차 보조금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완성자 업체별 20만 대로 제한되어 있는 보조금 지원 한도 대수가 폐지돼 중장기적인 전기차 보급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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