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경영진을 잇따라 만난다. 한국 반도체 기업과 오픈AI 간 협력이 구체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올트먼 CEO는 26일 국내 반도체 기업 경영진과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전날 한국을 찾은 그는 6시간가량 국내에 머물기로 했다가 10시간 이상 체류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등 반도체 사업의 주요 경영진과 만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모두 갖춘 핵심기지다. 삼성전자와 면담을 마친 이후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트먼의 방한은 자체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협력망 구축을 위해서다. 생성형 AI 붐으로 AI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올트먼 CEO는 지난해 여러 차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면서 시장에선 독주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올트먼 CEO는 자체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AI 기업 G42와 중동 잠재 투자자,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자금 조달을 논의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와도 접촉했다. 최근에는 미국 의회에서 의원들을 만나 AI 훈련·운영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 공장 장소와 설립 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올트먼 CEO로선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두 주요 사업자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구체적으로는 오픈AI가 설계하는 AI 반도체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생산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AI 반도체 대량 생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두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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