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대어급 상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메트로는 올여름 주식시장 상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각 53.4%, 46.6%의 지분을 보유 중인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전체 도쿄메트로 지분 가운데 50%를 매각할 방침이다. 도쿄메트로의 순자산 약 6400억 엔(약 5조 7800억 원)을 기업가치로 단순 계산하면 3200억 엔가량을 매각하는 셈이다. 정부와 도쿄도는 매각 대금을 동일본 대지진 부흥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공개(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도쿄메트로의 시가총액은 약 60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IPO 최대 규모 기록을 세운 고쿠사이일렉트릭의 4200억 엔을 가뿐히 넘어서게 된다. 시장에서는 2018년 소프트뱅크(7조 1800억 엔)의 뒤를 이을 대형 종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노무라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주간사로 선정해 주식 매각 및 상장 시점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도쿄메트로의 경영 상태가 악화하는 등 상장을 둘러싼 환경이 여의치 않아 시기를 저울질하던 중 실적 회복과 함께 올해 증시까지 강세를 보이자 결단을 내리게 됐다. 도쿄메트로의 2023년 4~9월기 연결 결산을 보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7배인 242억 엔까지 회복됐다. 주식시장 역시 올 1월 이후 닛케이 평균 주가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IPO 환경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고쿠사이일렉 상장 이후 라쿠텐은행과 스미신SBI넷은행 등 시총 1000억 엔 이상의 대어(大魚)들이 잇따라 증시에 입성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닛케이 평균이 역사적인 고가권에 있는 데다 고쿠사이일렉 등의 상장 후 주가 움직임도 좋아 IPO를 검토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신(新)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재료다. 특히 도쿄메트로처럼 지명도가 높고 프리패스 등 주주 우대가 더해질 경우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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