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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규모’ 발표 다가오는데…의협, 막판 뒤집기 가능할까

[필수의료정책 패키지]

■ 의대정원 확대 어떻게

2020년 총파업 사태 재연 우려

복지부 "파업시 복귀명령" 강경

이필수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참석자들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구멍 난 항아리에 물을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입시에 적용될 의대 정원 증원 규모 발표가 임박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줄다리기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다음 달 1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함께 최대 2000명 안팎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후 의료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달 22일 전국 수련병원 55곳의 개별 조사를 토대로 전공의 4200여 명 중 86%가 의대 정원 증원 강행 시 단체행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을 키웠다. 대전협은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을 무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정부는 의대 정원을 연 400명씩 10년간 4000명 늘리겠다고 선언하면서 중증 및 필수진료 과목 의사 양성 계획과 공공의대 등을 검토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 소속된 인턴·레지던트가 중심이 된 대전협의 총파업 참여율이 80%에 육박하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개원의 위주인 대한의사협회의 집단 휴진 참여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2020년 총파업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보건복지부는 즉각 “단체행동을 할 경우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때는 징계하겠다”고 응수했다. 이와 별개로 복지부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전국 수련병원에 공문을 보내 전공의협의회 구성 여부와 대표 연락처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자 의료계 내부에서는 ‘전공의 사찰’ 의혹을 제기하며 공분이 일었다.

정부는 인구 1000명당 의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70% 수준으로 의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의대 정원 증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인구 감소 추이 및 의사 증가율을 고려할 때 의사가 부족하지 않으며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은 의료비 폭증 및 질 저하, 의학 교육 부실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한다.



다만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들의 압도적인 찬성 여론은 의사 단체 입장에서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각종 설문 조사에서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0%가 넘었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1월부터 총 26차례 관련 협상을 이어오면서 줄곧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해온 의협이 30일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증원 규모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의협은 29일부터 의료계 입장을 알리기 위한 래핑버스를 운행 중이다. 설 연휴 직전이나 직후 의대 정원 증원 발표가 유력시되자 이를 저지하거나 증원 규모를 최소화하자는 계산 아래 막판 여론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입학 정원과 정원 외, 편입학을 모두 합쳐 3507명이던 전국 의대 정원은 ‘진료는 의사, 조제는 약사’로 역할을 나눈 2000년 의약분업 시행 때 감축됐다. 이후 2003년도 3253명, 2004~2005년도 3097명으로 점차 줄었고 2006년에는 당초 계획보다도 적은 3058명까지 줄었다. 이후 19년째 이 정원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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