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알파벳)이 시장 예상을 초과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놨다. 호실적에도 시간외에서 주가는 하락 중이다. 지난 한 해 상승치에 대한 부담 속, 본격적인 AI 수익화 시점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를 끌어 내렸다는 분석이 따른다.
30일(현지 시간) 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나란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MS는 순이익 218억7000만 달러, 매출 62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 17% 늘어난 수치다. 주당 순이익은 2.93달러로 시장조사기관 LSEG가 예상하던 2.78달러를 초과했다.
AI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클라우드 성과가 컸다. MS 클라우드 부문은 지난해 4분기 258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지난해 3분기 29%에 이은 고성장이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서비스 수요로 애저 성장률이 예상보다 6% 증가했다”며 “AI에 대한 관심이 스토리지, 컴퓨팅 성능 등 기본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용 컴퓨팅 부문 매출이 169억 달러로 18%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따라 엑스박스(Xbox) 콘텐츠 및 서비스 매출이 전년 동기비 61% 증가한 영향이 컸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PC 반매량이 2년만에 소폭 증가하며 수요가 안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알파벳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06억8700만 달러, 매출은 863억1000만 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50%, 15% 급증했다. 주당순이익 또한 1.64달러로 월가 예상치이던 1.59달러를 웃돌았다. 구글 역시 클라우드 부문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4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91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6% 늘었다. 시장 예상치이던 89억4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호실적에도 양사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세다. MS 주가는 전날보다 0.28% 하락한 408.59달러에서 마감한 후 시간외에서 0.5% 내외 더 내렸다. 알파벳은 장중 1.16% 떨어진 데 이어 폐장 후 5%대 이상 하락 중이다. 투자자들은 AI에 대한 기대감보다 실적 개선 속도가 느리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특히 구글은 주력 사업인 광고 부문 매출이 652억2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며 AI 수익화 시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 블룸버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클라우드 부문에서 더 큰 도약을 모색했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AI 수익의 의미 있는 기여가 언제, 어떻게 제공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예측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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