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 경기 한파와 반도체 업황 불황이 겹쳤음에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 등 IT전기전자 업종 기업들이 최근 2년 간 약 2만명의 인력을 보강했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대형마트 사업이 주력인 유통 업체들은 인력을 감축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에 따른 점포 정리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466곳(합병·분할 등으로 변동 폭이 큰 34곳 제외)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21년 말 158만 4548명에서 2년 만인 지난해 말 162만 1995명으로 2.4% 증가했다.
IT전기전자 업종의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 폭이 1만 9539명(6.2%)으로 가장 컸다. 이 기간 증가한 가입자 증가 수의 52.2%에 달하는 수치다. 서비스 4810명(5.2%), 식음료 4278명(5.1%), 조선·기계·설비 3790명(5.0%), 석유화학 3694명(5.7%), 운송 3105명(7.1%), 건설·건자재 2809명(3.6%), 자동차·부품 1881명(1.0%) 등 순이었다.
반면 은행업은 가입자 수가 3810명(-3.5%) 감소해 낙폭이 가장 컸다. 그 뒤를 유통 -1503명(-0.9%), 보험 -177명(-2.1%) 등이 이었다. 이중 유통 업종은 고용이 폭증한 CJ올리브영을 제외하면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 수가 5000명대에 달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2022년 6600명, 2023년 2988명 등 총 9588명(8.6%) 늘어나며 가입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유통업 부진 속에서도 3546명(57.8%)이 증가한 CJ올리브영이 2위에 올랐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확대하면서 2021년부터 서울 주요 권역과 경기권 등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늘리고 있다. 이어 LG이노텍 2907명(23.7%), SCK컴퍼니 2842명(14.8%), LG에너지솔루션 2519명(26.4%), 한국철도공사 2125명(10.6%), SK온 2천89명(140.4%), SK하이닉스 1708명(5.8%), 대한항공 1340명(8.2%)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2459명이 감소한 이마트(-9.1%)였다. 롯데쇼핑 2202명(-9.8%), KT 2000명(-9.5%), LG전자 1696명(-4.5%), 한국씨티은행 1609명(-46.9%), 한국토지주택공사 1219명(-11.5%), 홈플러스 118명(-5.0%), 삼성웰스토리 110명(-13.2%)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3곳이 모두 인력 감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3곳이 2년간 줄인 종업원 수는 총 5679명(-8.1%)에 달한다. CEO스코어 측은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유통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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