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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생 조류독감, 인체에 감염될 수도"

최영기 IBS 연구팀, 2021년 발생 'H5N1형' 분석

바이러스의 돌기 변이…포유류와 결합력 가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광주광역시의 한 기러기 농장에 19일 출입 금지 푯말이 설치돼 있다. 광주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2015년 오리 농장 이후 9년 만이다. 광주=연합뉴스




국내에서 발생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포유류와 인간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연구가 백신 개발 등 조류독감 감염에 대한 대응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최영기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바이러스연구센터장 연구팀이 2021년 국내에서 발생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변이로 인해 포유류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 동시에 병원성도 증가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8일 국제 학술지 ‘신종 미생물 및 감염’에 게재됐다.

인간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례는 국내에서는 아직 없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야생동물에서 먼저 발생하고 인간에게 전염돼 팬데믹을 일으켰던 만큼 조류독감 역시 국내에서 인체 감염 가능성을 확인하고 백신 개발과 같은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우선 H5N1 바이러스의 돌기가 변이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돌기는 숙주의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생명체를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변이된 돌기가 여러 동물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조류뿐 아니라 쥐와 같은 포유류의 세포 수용체에서도 기존보다 강한 결합력을 가졌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어 사람의 기관지 상피세포 오가노이드에서도 같은 실험을 수행해 역시 변이된 돌기가 바이러스 감염력과 증식력을 향상시켰음을 확인했다. 바이러스 변이에 따라 포유류와 인간이 조류독감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오가노이드는 인공적으로 만든 장기 등 생체 조직 모형이다.

최 센터장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수용체 중 특정 아미노산 변이로 인해 포유류 및 인체 감염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로 변화할 수 있으며 이러한 변이가 아시아 지역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실험과 대용량 유전체 정보 분석을 통해 규명한 성과”라며 “향후 이들 바이러스를 신속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 개발 및 인체 감염에 대비할 수 있는 백신 개발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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