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간 격차)가 넉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은행 간 수신 경쟁이 주춤해지면서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0.794%포인트로 11월(0.742%포인트)보다 0.052%포인트 벌어졌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2월 1.36%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후 서서히 줄어들다가 12월 증가로 반전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NH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1.71%포인트로 가장 컸으며 신한은행이 0.34%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우리은행은 0.75%포인트, 국민은행은 0.71%포인트, 하나은행은 0.46%포인트를 기록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낮은 초단기 정부 정책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예치되면서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은 대출금리가 내렸지만 예금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12월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82%로 전월(3.98%) 대비 0.16%포인트 내렸다. 반면 평균 가계대출금리(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연 4.62%로 전월(4.73%)보다 0.11%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3개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99%포인트에서 1.38%포인트로 줄었다. 토스뱅크는 “전월세대출의 지속 성장으로 신규 기준 여신금리가 큰 폭으로 내리며 예대금리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6개 지방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도 2.35%포인트에서 2.22%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외국계은행을 포함해 19개 은행 가운데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5.06%포인트)이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서도 12월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29%포인트로 한 달 전(1.27%포인트)보다 0.02%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