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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사람처럼 촉각 느끼는 '로봇 피부' 개발

■김정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피부 구조·감각전달 원리 응용

누르기·쓰다듬기 등 자극 구분

기계·전기적 물성 조절도 가능

의족·인간형 로봇에 활용 기대

김정(왼쪽 다섯 번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와 연구팀이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 소식을 듣고 다같이 손뼉을 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자동차·조선, 국방, 우주·항공 등 산업 현장의 경쟁력을 높여온 로봇이 최근에는 서빙로봇·바리스타로봇·청소로봇·의료로봇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그만큼 로봇이 외부와의 접촉을 인지하고 사람 등과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해 보호할 수 있는 로봇 피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에는 인간 피부와 같은 수준의 촉각 기능, 충격 흡수, 상처 회복 기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로봇의 전체 구조를 덮을 수 있는 대면적 로봇 피부 개발은 발전이 더디다. 인간의 피부 구조와 촉각 추정 원리를 생체 모사한 로봇 피부가 필요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김정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인간의 촉각 수용과 감각 전달의 원리를 모방해 촉각을 느낄 수 있고 상처 치유도 가능한 대면적 로봇 피부를 개발했다.

넓은 면적의 로봇 피부를 구현하기 위한 인공 신경망 기술과 촉각 구현을 표현한 그림.


우선 김 교수는 인간 피부의 다층 구조와 촉각 추정 원리를 생체 모사한 하이드로젤·실리콘 엘라스토머 구성의 다층 구조와 넓은 영역에 분산 배치한 센서에 주목했다. 인간과 같은 수준의 촉각을 넓은 표면에서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로봇 피부 기술에 접근했다. 로봇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전체를 덮을 수 있는 피부의 개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테슬라의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도 여전히 단단한 피부 외피를 갖고 있다. 그만큼 로봇 피부 연구가 어렵다.

사람처럼 느끼고 상처 치유가 가능한 대면적 로봇 피부 기술 개발을 설명한 그림.




김 교수 연구팀은 90% 이상이 물과 전해질로 이뤄진 하이드로젤 소재를 사용해 사람 피부와 비슷한 성질을 보이면서 전류와 진동을 전달하도록 했다. 하이드로젤 아래 배치된 전기 전극과 마이크가 피부 표면에 가해진 자극에 의한 변형이나 진동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피부는 육안으로는 사람의 피부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촉각 신호를 인공지능(AI) 신경망으로 처리해 누르기·쓰다듬기·두드리기 등의 자극을 분류할 수 있다. 깊게 찢어지거나 베여도 상처 부위를 보수하면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기계·전기적 물성 조절이 가능해 의수나 의족에 사용하면 실제 사람의 피부와 유사한 외형과 촉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오른쪽)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연구원과 연구 내용에 관해 토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로봇 피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센서와 복잡한 계산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로봇 피부가 실제 로봇에 적용되려면 사람의 감각 전달을 모방하는 알고리즘과 인식 기법 등을 개발해야 한다. 3차원(3D) 프린팅 등으로 한 번에 피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대면적 로봇 피부를 개발해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공존할 수 있는 필수 기술을 마련했다”며 “인간형 로봇의 외피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 피부와 촉각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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