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 링크는 서울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덕업일치’의 삶, 누구나 원하는 삶일 겁니다. 화장품 업계에도 성공한 덕후가 적잖이 있으신데요(지난번 정마리아 톤28 대표님 이야기 놓치셨다면 클릭). 비거니즘, 제로웨이스트, EWG 그린 등급 원료 사용, 예술가 지원까지! 좋아하는 게 워낙 많아 지키고픈 가치도 다양해졌다는 타이거릴리의 이야기, 지냠 객원 에디터가 오션 디렉터님으로부터 직접 듣고 왔습니다.
좋아서 시작한 일들, 실천의 원동력으로
타이거릴리는 이용자를 ‘릴리즈’라고 부릅니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멋대로 애칭을 지어 부르고 있다”곤 하셨지만 정말 귀엽고 딱 떨어지는 애칭입니다. 타이거릴리의 클로버 대표님은 “타이거릴리 제품은 취향을 나누는 매개체라고 생각하거든요. 불교에서 함께 수행하는 벗을 칭하는 ‘도반’처럼 ‘릴리즈’는 타이거릴리와 함께하고 또 취향을 나누는 친구들인 셈입니다.”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타이거릴리는 “어려서부터 손으로 ‘사부작 사부작’ 만드는 걸 좋아해서” 비누도 만들다 보니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제로웨이스트나 비거니즘도 스스로 편하고, 기쁜 마음에 시작했던 건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해주셨다고. “좋아하는 일들을 위해 이리저리 실천하다 보면 그런 자신의 모습을 더 사랑하게 되고, 그렇게 생긴 자기 존중감이 지속적인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합니다.
타이거릴리의 그런 마음은 제품에서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처음에는 겹겹의 포장재를 벗겨내는 게 불편해 제품에 직접 정보 표기(=화장품법 준수)를 부착해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위생 우려도 있어서 포장을 보완했다고. 포장재를 타이거릴리의 결에 맞춰 단순화했습니다. 선물용으로 제작된 릴리백(기프트백)은 생분해 소재로 만들어져서 그냥 버려도 환경 부담이 덜하고, 예뻐서 재사용도 얼마든 가능하고요.
헤어라인에 머리카락이 채워지는 기적
당연히 모든 제품은 비건. 동물성 원료나 동물 실험 없이 만들어져서 동물에게도 착하지만 사람에게도 착합니다. EWG 그린 등급(미국 비영리 환경 연구 단체가 유해성분이 가장 낮은 제품에만 주는 등급)을 받은 원료만 써서 어린이까지 누구나 안전하게 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타이거릴리 직원 분들은 물론이고 납품업체 직원들까지 모두 동원돼 ‘인체 테스트(!)’를 해 보고 수없이 개선했다고 합니다. 오션 디렉터님은 샴푸바를 테스트하며 헤어라인에 머리카락이 채워지는 기적을 몸소 체험하셨다고. 많은 ‘릴리즈’들도 클렌징바를 사용하고 피부 트러블이 사라져 꾸준히 찾아주신다고 합니다.
‘릴리즈’들은 타이거릴리 향수 제품에 특히 충성도가 높다고 합니다. ‘어디서도 맡아본 적이 없는 향’이 난다고. 그럴 법도 한 것이, 타이거릴리는 향수를 개발할 때 남다른 상상에서 출발합니다. 타이거릴리만의 세계관이 있는데 세계관 속 지역, 그곳에서 얻을 수 있을 법한 재료로 남다른 향을 구현합니다. 예를 들어 ‘픽시 할로우’란 향수의 이름은 타이거릴리 세계관 속 상상의 지명입니다. 쌍둥이 섬에 위치한 마녀의 협곡 깊은 곳에 숨겨진 동굴이라는 몹시 구체적인 설정. 향수가 향기로운 데 그치지 않고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걸 처음 느꼈습니다. 타이거릴리의 겨울 추천 향은 ‘쿼트 노엘’. 에디터가 직접 시향해보니 중성적이면서도 포근했습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나눔’
타이거릴리가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틈만 나면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서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쇼룸이 이전 중이어서 에디터가 직접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타이거릴리는 인디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언제나 쇼룸 한 켠을 전시 공간으로 꾸며 왔습니다. 전시를 원하는 작가님들이 있으면 항상 무료로 전시공간을 제공해왔다고. 이외에 미혼모 쉼터 애란원, 서울 마포 청소년 문화센터에 정기적으로 기부도 이어왔습니다.
브랜드·제품 광고를 적극적으로 하진 않지만 KT, LG, SK 등과 협업했고 해외 수출까지 성사됐습니다. 입소문의 힘입니다. 타이거릴리에선 “광고가 없는데도 타이거릴리의 가치를 알아봐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쇼룸 재오픈 전까지 공식 홈페이지와 홈페이지에 실린 입점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서 소비자에게 광고비를 전가하지 않는 브랜드가 오래오래 가길 바라게 됐습니다. 사업으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와 취향’를 나누는 것이 목표”라는 타이거릴리의 마음이 더 많은 지구용사님들께 가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