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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적자 절반 줄인 SK이노…'9조 투자' 승부수

정제마진 약세·유가하락 직격탄

작년 영업익 51.4% 줄어든 1.9조

매출 신기록 배터리만 올 7.5조 투입

수익성 개선…하반기 흑자 전환 목표





SK이노베이션(096770)이 지난해 정제마진 약세 여파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가운데 배터리 사업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계획한 설비투자 9조 원 중 7조 5000억 원을 북미 배터리 사업에 쏟아부어 하반기에는 배터리 부문의 적자를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 90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4% 감소했다고 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7조 2885억 원으로 0.98% 줄었고 순이익은 5463억 원으로 71.17% 감소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주요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에 있다. 석유 사업은 정제마진의 약세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810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조 3911억 원)보다 76%나 떨어졌다. 화학 사업도 제품 스프레드 하락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이 1271억 원으로 전년(5165억 원) 대비 크게 줄었다.

다만 배터리 매출은 판매량 증가와 수율 개선에 힘입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SK온의 지난해 매출은 12조 8972억 원으로 70%가 늘었고 영업손실은 4000억 원이 줄어든 5818억 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고객사 수주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말 수주 잔액도 400조 원 이상을 달성해 중장기 가동률과 수익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배터리 사업은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상반기에는 전기차 시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출하량은 지속적으로 늘어 하반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미국 포드자동차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와 현대차와의 조인트벤처(JV) 등에 7조 5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SK온은 올해 상반기 헝가리 3공장(30GWh)과 중국 옌청 공장(33GWh)의 상업생산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전체 생산 수준은 지난해 88GWh에서 올해 152GWh로 늘어난다. 내년에는 켄터키 공장(129GWh)과 조지아 공장(35GWh)을 각각 가동해 200GWh 이상의 대규모 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외에도 올해 1조 5000억 원의 투자를 진행한다. 올해 석유 사업은 OPEC+ 추가 감산 대응 가능성,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 사업은 중국 대형 설비의 고율 가동 등에 힘입어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윤활유 사업은 동절기 비수기가 끝난 뒤 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중국 17/03 광구의 본격적인 원유 생산량 증대에 따른 외형·이익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생산을 시작한 17/03 광구의 하루 생산량은 2만 배럴에서 올해 3만 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초 진행한 추가 매장량 시추 결과에 따라 수출 가능 매장량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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