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 끝내 무산된 HMM(011200)의 영업이익이 9조 원 넘게 사라졌다. 해운 불황이 계속되며 운임료가 전년 대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HMM은 지난해 영업이익 5849억 원을 기록해 전년 9조 9494억 원 대비 94% 감소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8조 4010억 원으로 전년 18조 5828억 원보다 55% 줄었다. 4분기 매출액은 2조 628억 원, 영업이익은 425억 원으로 간신히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연간 영업이익률은 7%로 글로벌 선사 중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HMM의 실적이 급감한 원인으로는 글로벌 수요 둔화 및 공급 정상화에 따라 미주·유럽 등 전 노선에서 운임 하락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상운송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평균 3410포인트에서 지난해 1006포인트로 71% 급락했다.
올해도 중국 경기 회복 지연, 글로벌 소비 위축 및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HMM 관계자는 “홍해 이슈에 따른 수에즈운하 통항 제한과 지속적인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운하 통항 수 제한 등 변수가 큰 상황”이라며 “초대형선 투입에 따른 원가 하락, 체질 개선에 따른 효율 증대, 수익성 높은 화물 영업 강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7일 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하림·JKL컨소시엄은 HMM 인수 협상과 관련해 최종 결렬을 발표했다. 계약 세부 내용을 놓고 협상 기한을 2주 연장했지만 끝내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