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이르면 8월부터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꼽히는 ‘4680(지름 46㎜, 높이 80㎜)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 시장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유일한 배터리 음극재 생산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은 핵심 소재인 흑연의 국산화로 ‘탈중국화’에 속도를 낸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1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8월 한국에서 4680 배터리의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중국 난징 공장 양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 높이 7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높이고 주행거리를 16% 늘린 차세대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오창 2공장에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등 해당 배터리 양산을 준비해 왔다. 이곳에서 양산한 4680 배터리는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된다. 다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공급 계획과 관련해 김동명 사장은 “많이 논의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동명 사장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양산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기반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다.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합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짓는 HLI그린파워 배터리셀 공장은 4월부터 가동할 것으로 봤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흑연의 국산화 등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흑연의 100% 국산화를 위해 여러 흑연 원료를 수입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흑연 국산화는) 빠르게 진행할 부분이고 우리 회사가 아니면 누가 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LFP 양극재 양산과 관련해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 투자하기가 너무 힘들어 글로벌로 나가야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단결정 양극재 양산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원하는 품질과 물량을 공급하는 게 저희의 책임이라는 점에 대해 지난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올해는 계획대로 잘 생산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김동명 사장은 이날 제8대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전임 회장인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전 부회장의 퇴임으로 협회 정관상 자동 승계 규정에 따라 김 사장이 회장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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