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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에 15조 지원…'피터팬 증후군' 없앤다

◆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 방안

신산업 진출시 최대 1%P 금리감면

은행권 중심 5조 전용펀드 조성

사업 재편·인수 합병 등 뒷받침





금융 당국이 15일 발표한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 방안’에는 중견기업에 15조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중견기업이 산업 밸류체인의 허리를 맡고 있는데도 중소기업과 달리 정책적 지원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길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원 방안은 중견기업 전용 저리 대출 프로그램이다. KDB산업은행과 5대 시중은행이 각각 1조 원씩을 분담, 총 6조 원을 조성해 중견기업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시스템반도체나 경량화 소재, 스마트팩토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견기업이다. 설비투자나 운영자금 등을 대출할 때 업체당 최대 1500억 원씩 1%포인트 금리를 우대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민간 은행 중심의 중견기업 전용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은행별 전산 준비를 거쳐 4월부터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중견기업 전용 펀드도 최대 5조 원 규모로 마련된다. 투자 대상은 사업 재편, 기업 규모 확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기업이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견기업의 유동화회사보증(P-CBO) 발행도 지원한다. 중견기업이 P-CBO를 발행할 때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신용을 보강해주는 방식이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앞으로 1년간 최대 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현재 보유한 대출의 금리가 5%를 넘어선 기업이다. 현재 중소기업은 정책금융 기관이 아닌 민간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7~8%의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데 이번 안이 시행되면 5%대 금리로 자금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의 조달 금리로 대출을 내주는 ‘신속 정상화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3%대 금리로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2조 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당국은 첨단산업 영위 대기업 등에도 20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은 대출금리를 최대 1.2%포인트 인하해 15조 원을 투입한다. 핵심 소재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데 쓰일 ‘공급망 안정화 기금’도 5조 원 규모로 조성된다.

당국은 시중은행의 기업금융을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은행이 정책성 펀드 등에 출자하는 경우 위험 가중치를 400%에서 100%로 낮추기로 했다. 은행 건전성 규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준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기업 재무 정보, 기술력, 매출 등 정보를 품목별·기업별로 세분화해 은행에 제공, 여신 심사를 지원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 기업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처음으로 정부 부처 간, 정부·정책금융기관·시중은행이 협업해 기업의 맞춤형 수요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은행들이 기존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소비자 금융에서 벗어나 기업에 대한 지원을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외 부동산 펀드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해외 부동산 펀드는 만기가 분산돼 홍콩 ELS와 성격이 다르다”면서 “투자자 구성을 보면 일부 공모펀드에 개인도 있지만 사실 기관투자가가 많다”고 말했다. 다수의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는 ‘4월 위기설’과 관련해 “8월 지나면 9월 위기설이 나온다”면서 “부동산과 가계부채 모두 연착륙시켜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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